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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로펌 ‘4대 천왕’..
사회

국내 최대 로펌 ‘4대 천왕’

심종완 기자 입력 2015/04/23 17:58
변호사 질 높여야 했던 외환위기 당시 '호랑이 훈육관' 4명이 효시
엄격한 에이스 4명에 후배들이 바치는 '감사패'..3세대로 이어져 이 기사는 02월04일(04: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는 '4대 천왕'이란 예로부터 구성원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전해 내려오는 비상임 명예직이 존재한다.

한 세대에 단 4명의 자문 담당 변호사만 입회의 영광이 주어지는 4대 천왕의 명부는 600여 김앤장 변호사 수만큼이나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현재는 권형수(연수원 29기) 권윤구 임신권(이상 30기) 이수경(33기) 변호사 등 4명이란게 정설이다.

권 변호사 등은 소위 3세대 4대 천왕이다. 1990년대 후반 허영만 변호사(19기) 등 사법연수원 20기 안팎의 변호사 4명으로 결성됐던 4대 천왕은 정재훈(26기) 김진오(26기) 박종현(27기) 등 26~27기로 대표되는 2세대를 거쳐 어느새 30기 안팎의 3세대로 그 면면이 이어졌다.

4대 천왕으로 지목된 변호사들은 '제가 무슨..' 하며 손사레를 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후배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15년 경력(법무관 포함) 안팎의 에이스급 선배들에게 바치는 후배 변호사들의 감사패기 때문이다.

흔히들 'ΟΟ회사의 4대 천왕'이라면 미남 직원들에게 붙여주는 칭호지만 김앤장의 경우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인물순'이라 주장하는 일부 4대 천왕들이 없진 않지만 대체적으론 '가장 엄격하게 후배들을 가르치는 변호사'로 통용된다. 당연히 칭호를 수여하는 주체는 후배 변호사들이다.

'로펌엔 군기가 없다'던 시절 '후배에게 싫은 소리하는 변호사'는 희귀한 인물상이었다. 4대 천왕의 출현에는 1997년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1세대 4대 천왕의 결성시점이 바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즈음이다.

IMF 사태로 외화가 부족해지고 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외자도입 및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로펌 업무가 폭증했다. 업무량만 늘어난 게 아니었다. 국제기구 및 해외기업·금융회사와 연관된 업무가 늘어나면서 국내 변호사들의 역량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했던 때였다.
 
4대 천왕 가운데 한 변호사는 "업무기대치가 크게 높아지면서 늘어난 업무를 더 잘해야 했기 때문에 후배들을 엄하고 꼼꼼하게 가르치는 선배가 필요했다"며 "4대 천왕은 외환위기란 시대상이 탄생시킨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치러내며 최고참 변호사가 된 1세대들의 퇴조 이후에도 4대 천왕의 전통은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 실력있는 선배가 엄하게 후배를 지도하는 내부전통이야말로 상대적으로 신생 로펌이었던 김앤장이 국내 최대 로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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