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시끄럽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당내 인사들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놓고 치열한 샅바싸움 중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정신적으로 자신이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힐난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안철수 대표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나온 김 비대위원장의 비판이라서 당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해선 이의가 없다. 그러나 단일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일화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한다. ‘나로 단일화해 달라’는 요구를 하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한 마디로 안 대표를 서울시장 야권 후보 중의 한 명이라고 평가절하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당내 인사들에 의하면 김 위원장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콩가루 집안“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하면서 극도의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원내교섭단체도 아닌 소수정당의 안 대표가 보궐선거의 주도권을 갖는 모양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의 태도다. 선거는 공천이 제일 중요하다. 지난 21대 총선도 여당이 압승한 데에는 보수 야당의 공천 실패가 큰 몫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당초 안철수 대표와의 보수 단일화를 위해 ‘당 대 당 통합론’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격노가 알려지자 태도가 급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원장이 원칙을 갖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진석 위원장은 13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통합이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당 대 당이나 전당대회 이런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통합을 기본 정신으로 한 대결 구도가 짜여지면 강력한 야권의 힘을 집대성하고 지킬 수 있다는 차원에서의 통합이지, 당장 당 대 당 합당이나 전당대회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고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는 김종인 위원장의 격노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에 따라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선거를 앞두고 당내 진통은 항상 겪었고, 겪어야 할 과정이다. 정당은 그 과정 속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줘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 탄핵 정국이후 보여준 모습은 환골탈태와 처절한 반성과 혁신이 아닌 제1야당의 기득권이라도 지키려는 이기주의로 무장된 당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힘을 주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