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꾸 치근대며 물어보는 기자에게 “병 드셨어요?” 했다가 후폭풍에 곤욕을 치른 사실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후예들이 이번에는 취재하려고 접근한 여기자를 엘리베이터 밖으로 떠밀어 내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여기자 성추행’ 의혹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오늘 자(21일) 국민의 힘 관련 뉴스프리존 기사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므로 이를 받아쓸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 CCTV 영상을 살펴보니 이 반론은 무게가 실리지 않았다.
취재를 목적으로 접근한 약한 여기자에게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엘리베이터가 주 대표 개인만 사용하는 곳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개인 공간이라 해도 떠밀어 내서는 안 된다.
자칫 폭행으로 비화할 수 있고 여기자 몸에 손길이 가서 여기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관련법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판사 출신이라 관련법은 모두 잘 숙지하고 있으리라 짐작되나 필자가 살펴보건대 사려 깊지 못한 일인 것만은 사실이다.
당시 본지 여기자 취재 시 떠밀림을 당할 정도로 현안에 민감하지도 않다.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싫으면 그냥 묵묵히 목적지를 향해 가버리면 끝나는 일인데 굳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약한 여기자를 주 원내대표를 포함한 남자들이 떠밀어 낸다는 것은 정치인으로 정도가 아니라 생각된다.
신문사가 종이 신문사든가 아니면 인터넷 신문사 기자 등 어떤 소속 기자라도 이들 직업이 취재 보도하는 직업인데 떠밀어 내면 취재방해 아닌가?
본지 여기자가 “탈 원전정책이 형사 고발할 사안인가?”라고 질문했던 것 같은데 답하기 싫으면 그냥 가버리면 될 일을 왜 떠밀어 냈는가?
그러다 약한 여기자가 넘어져 상처를 입으면 어쩌려고 몸에 손을 댔는지 의문이 앞선다. 손으로 떠밀면 폭행 같은데?
주 원내대표는 법 전문가이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취재 일선에서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본지 기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니 선배로서 마음이 무겁다.
자타가 인정하는 대한민국 제1야당 원내대표이며 법 전문가로서 명성이 자자한 공인 중의 공인 아닌가? 그런 신분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상황 속에 여기자를 달래서 보내지 못하고 떠밀어 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영국 전 수상 처칠이 몰려오는 기자들에게 어떤 농담으로 슬기롭게 현안을 극복했는지 시간 나면 한번 살펴보기를 적극 권장한다.
사상과 이념을 떠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이 던져지더라도 받아넘길 수 있는 유연성도 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 봐진다.
식당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인생 불혹의 고개를 넘어서고 보니 일반 통념상 상식 정도는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겨난다.
설령 정당한 방어 차원이라 했어도 본지 기자 말에 따르면 국민의 힘이 약한 여기자에게 너무 과도한 ‘힘’을 남용한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길 없다.
정중동을 가지 않고 국민의 힘이 아닌 국회의원 힘으로 변질된다면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앞선다.
필자가 생각건대, 남은 정치일정과 제1야당의 권위와 품격은 여기자의 취재권과 인권을 지켜주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하며 포용하는 정치 행보가 절실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