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계는 ESG경영이 최대 화두다. ESG경영은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 투명성(Governance)을 뜻한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하자 ‘블루웨이브’가 친환경 산업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새로운 기준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약소국과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가 더 심화되고 있어 ‘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도 부각되고 있다. 또한 전 근대적인 경영 형태인 소유와 경영의 미분리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목받고 있다. 우리 재벌기업들의 뿌리깊은 난제인 승계를 위한 각종 의혹과 논란도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에 ESG경영은 글로벌 기업 진입 여부뿐만 아니라 생존문제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기업의 특성상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문제가 아닌 해외 중소기업과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가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도 국가 차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ESG경영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SG경영은 경제계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경제계에 비해 후진국 신세를 못 면하고 있는 정치권도 신속한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정치 개혁을 위해 당장 도입이 시급한 과제다.
우리 정치인들은 ‘아니면 말고’식의 카더라 통신에 익숙하다. 일단 던져 놓고 여론의 추이를 보고 유불리를 따져 본다. 여론의 관심이 적거나 거센 역풍을 맞으면 ‘내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말바꾸기에 나선다. 특히 야당 시절의 발언과 여당 시절의 발언이 뒤바뀌는 사례는 우리 정치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정치인은 국민의 신뢰로 존재해야 한다. 정치인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고 있다면 정치인 자격이 없는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는 OO계라는 보스 정치가 존재했다. 주로 집권 여당과 제1야당에는 OO계라는 주류가 있고, 반대파인 XX계도 있다. 현재 보수의 몰락을 촉진한 가장 큰 이유 중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들은 정권을 잡자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거의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천학살이라는 방법으로 특정 계파가 권력을 독점했다. 심지어 공기업 인사까지 자파 위주로 독점했다고 한다. 결국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보니 국민의 신뢰를 잃고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사태를 자초한 셈이다.
우리 정치권이 진정으로 정치개혁을 원한다면 정치적 ESG경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국민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선결 과제로 삼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개혁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실천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