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임은희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주부들은 장바구니 물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조상 모시기에 유별난 자부심과 열정을 쏟는 한국 정서상 명절 차례상이 갖는 상징성과 부담이 남다르기ㅤ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새로운 명절 후유증으로 이혼이 증가한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종종 들리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다. 전년 동기 대비 0.6% 상승한 수치다. 우리 밥상의 단골 메뉴인 양파는 60% 상승했다. 제수용품인 사과는 45%나 올랐다. 양파와 사과 보기를 금단지 모시듯 해야 하는 분위기다.
설 준비에 여념이 없는 주부들로서는 한숨만 나오는 밥상 물가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지라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야속하기만 하다. 최근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재난지원금을 준다지만 선뜻 시장 한번 나가는 것도 주저하게 된다.
특히 서민 밥상의 주 메뉴인 농축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1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작년 11월에 11.1%, 12월은 9.7%였다. 반가지 않은 지속적인 농축산물 상승세다.
아울러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 공급도 문제가 생겨 삶은 달걀과 계란 후라이도 식탁에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 달걀 가격도 전년 대비 15.2% 올랐다. 정부가 해외에서 긴급 수입을 한다지만 좀처럼 가격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교섭단채 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과 아동수당 확대 등 이낙연식 복지 정책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대선 주자로서 코로나19 정국에서 매우 중요한 어젠다가 복지다.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대표는 누구보다도 실물 경제를 잘 아는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이 대표는 대표 연설의 상당 시간을 복지 정책 발표에 할애했다. 일각에서는 가장 중요한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국민은 당장 일주일 후에 다가올 설 명절 장바구니 물가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은 자칫 잘못되면 차례상에 사과 하나, 돼지고기 한 점도 제대로 올리지 못할까 노심초사다. 계란 후라이 하나 해먹는 것도 조심스러운 시기다.
복지는 재원이 없으면 허울좋은 이상에 불과하다. 국민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은 설 명절 장바구니 물가를 잡을 정치권의 대책이다. 지금은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