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임은희 기자 = 2021년 새해가 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일상이 급변했다. 비대면 접촉,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 새로운 생활 패턴이 불과 1년 사이에 일반적인 일상이 됐다.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다. 특히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폐업과 실업 등 최악의 상태로 내몰렸다. 부동산 대란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한 젊은 층은 ‘영끌’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부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또한 ‘빚투’를 통해 주식시장에 몰리는 동학개미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 한 방에 성공하겠다는 투기 심리가 앞선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승세이고, 주식시장도 요동을 치면서 동학개미의 투자실적이 불안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러 지표가 부정적이다보니 투자를 위한 또 다른 부채를 신청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즉 다중채무자의 급증이 가계 부채의 새로운 뇌관이라는 사실이다. 다중채무자는 은행과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회사 등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채무자를 말한다. 한 마디로 돈이 나올 구석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대출을 받는 신용불량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이다.
지난 3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다중채무자는 420만2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울러 이들의 대출금액은 총 501조4000억 원이나 된다고 한다. 자칫 신용불량자와 부실 금융기관 양산이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다중채무자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1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히면 이자율이 높지만 문턱이 낮은 2~3금융권을 찾기 때문이다. 생계 곤란으로 인한 생활 자금 대출도 많겠지만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위한 영끌, 빚투용 대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IMF체제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에도 신용불량자가 발생해 가계 경제 부실화를 초래한 적이 있었다. 당시 다중채무자들은 카드 돌려막기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정부 당국도 다중채무자 급증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중채무자의 유형과 발생원인 등을 파악해 대출 한도를 새로이 설정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는 신용불량자를 줄이는 것이 가계 경제를 지키는 첨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