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4ㆍ29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8일 막바지 '표밭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통신넷=김현태,이천호기자] 새누리당은 전날에 이어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강한 인천 강화을에서 첫발을 떼며 화력을 집중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 전략 지역인 광주에 이어 인천 서구에서 표심을 공략한다. 이날 여야는 광주 서을을 제외한 3곳을 동분서주한 후 재보선 유세의 대장정을 마친다.
수도권 3곳을 포함해 모두 4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은 규모는 작지만 내년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실시돼 여론의 풍향계 역할을 할 뿐만아니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싸인 정국의 향배를 좌우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는 4곳 가운데 2곳 이상에서 후보를 당선시켜야 승리하는 것으로 대체로 승패기준을 잡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당 지도부들이 총동원된 가운데 수도권 접전 지역인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에서 집중적인 유세를 벌였다.
새누리당은 여당의 힘을 내세워 '지역일꾼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김무성 대표는 인천 서·강화을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네 지역 모두 상대적으로 낙후됐기 때문에 집권 여당의 힘이 있어야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이군현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1년 임기 동안 지체된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믿을 수 있는 일꾼이 누구인지 선택을 바란다"며 "아울러 어떤 정당이 민생을 책임지고 각종 개혁을 이끌어 갈 정당인지 냉철한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가 시작하기 전에 문 대표와 새정치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외쳤는데 선거가 시작되니까 경제ㆍ안보정당은 사라지고 오로지 정권심판론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새정치연합이 외치는 경제정당과 안보정당의 진정성이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은 이완구 총리 사퇴까지 몰고온 '성완종 파문'을 전면에 내세워 '정권심판론'으로 표심을 파고 들었다. 문재인 대표는 인천 서구 지역에서의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접전이 예상되는 수도권 3개 지역에서 주택가 골목까지 누비는 '48시간 뚜벅이 유세'를 통해 득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표는인천 서·강화을 유세에서 "박근혜 정권은 경제도 실패하고 인사도 실패하고 권력도 부패한 '삼패정권'"이라며 "유권자들이 이 삼패정권을 투표로 심판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내일 투표율이 승패를 좌우하지 않겠느냐"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한편 "끝까지 국민을 믿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집권 2년 반 가까이 민생안정은 안중에 없던 새누리당은 광주에서는 호남총리, 인천에는 연륙교 건설, 성남에서는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 ‘빌 공(空)자’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유권자들은) 이런 현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가짜 서민경제를 심판하고 진짜 서민경제를 지키는 새정치 후보들을 선택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라며 강조했다.
아울러 여야는 선거에서 각자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성완종 파문과 야권 후보 분열의 여파를 차단하는 데도 주력했다.
김 대표는 성완종 파문과 관련해 "국민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사과드릴 건 사과드리고, 이번 일을 우리나라 정치를 깨끗하게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려 (지지율이) 많이 회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야권이 분열됐기 때문에 어느 한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표 분산을 경계했고, 양 사무총장도 "야권이 분열하고 국민께서 투표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으면 민심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야는 특히 성완종 파문의 중심에 선 이완구 전 총리가 물러난 데 이어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재보선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공방을 벌였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 치러진 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향후 정국에서 주도권 향배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가중되고 있다. 여야 모두 패배때는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박 대통령의 담화문이 "그동안 잘못된 방향에서 실행돼 온 대통령 특별사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특사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강조한 것은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강한 의지"라며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이례적으로 두 차례 특사를 받은 점을 상기시켰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홍보수석을 통해 유감의 뜻 밝힌 건 진정성 없는 '대독 사과'"라며 "성완종 사건은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대선 자금 의혹인데, 마치 남 이야기하듯 바라보며 사과 한마디 없이 정치개혁을 주장한 것에 국민은 큰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관악을에서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측과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측의 신경전이 이날까지 이어졌다.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왜곡 우려가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발표한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겨냥,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를 빙자한 '여론조작'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