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9일 서울을 비롯한 6개국 주요 도시에서 전략 스마트폰 G4를 공개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판매를 개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가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특히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의 콘셉트를 삼성이나 애플과는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간 모델이어서, ‘제3의 선택’의 성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합통신넷=이진용기자] LG전자는 28일 “서울을 비롯한 세계 6개 도시에서 공개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국가에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 'G시리즈' 4번째 모델인 G4는 이날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며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은 전 세계 180여개 통신사에 차례로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82만5천원으로 경쟁 모델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6(32GB)의 첫 출고가보다 3만3천원 낮다.
지난 10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6·S6 엣지는 과거 갤럭시S 시리즈가 밟아온 성공 방정식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갤럭시S6·S6 엣지는 개발 프로젝트명 ‘제로’에서 드러나듯 최대 경쟁자인 애플 아이폰과 그간의 가장 큰 차별점이던 탈착형 배터리와 외장메모리까지 포기했다. 대신 일체형 구조에 메탈 보디라는 디자인 승부수를 띄웠다.
G4의 전략은 애플에 대항해 안드로이드 진영이 지켜왔던 ‘유산’을 계승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자인을 보면 살짝 휘어진 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 고유의 색깔과 통일성을 살리는 데 역점을 뒀다.
기능적으로는 착탈형 배터리와 외장메모리라는 ‘실용성’에 방점을 찍은 선택을 이어갔다. 배터리는 3000밀리암페어아워(mAh)로 갤럭시S6나 아이폰6보다 용량이 크다. 스마트폰 자체를 콘센트에 연결해 충전하는 이른바 ‘벽치기’로부터도 자유롭다. 애플은 시종 일체형 배터리를 고수해왔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6는 물론 지난해부터는 보급형 제품 대부분에 일체형 배터리를 선택했다. 갤럭시S6나 아이폰과는 달리 메모리 용량은 32GB 모델 하나만 출시된다. 대신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을 이용해 용량을 원하는 대로 늘릴 수 있다.
G4는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세계에서 가장 밝은 F1.8 조리개 값을 지닌 1천600만 화소 카메라 모듈을 탑재했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도 전작인 G3에 비해 40% 늘려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G4에 처음 탑재된 '전문가 모드'는 마치 DSLR처럼 셔터스피드, 감도(ISO), 색온도(화이트 밸런스) 등을 다양하게 조절해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전면 카메라에는 국내 최초로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 셀피(자가촬영사진)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화면을 향해 편 손바닥을 두 번 쥐면 2초의 간격을 두고 4장의 사진이 연속으로 찍히는 '제스처 인터벌 샷' 기능도 넣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 2위가 일체형 몸체 쪽으로 선회한 상황에서 LG전자 전략이 익숙함을 찾는 소비층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몸체 구성도 금속 소재와 강화 유리로 ‘세련미’를 강조하는 추세와 달리 천연가죽을 선택했다. “편안한 우아함”(조준호 LG전자 사장)이라는 차별성에 국내 최초로 적용,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G4는 총 6개 색상의 천연가죽 커버를 적용한 제품과 더불어 '3D 패턴' 디자인을 적용한 플라스틱 후면 커버 3종도 함께 출시된다.
화면은 상하로 부드럽게 휘어진 인체공학적 '슬림 아크(Slim Arc)' 디자인이 적용됐다. 슬림 아크 디자인은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할뿐만 아니라 탄성이 높아 일반 평면 스마트폰보다 충격에 20% 이상 강하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전망은 엇갈린다. 업계 1, 2위가 좁혀놓은 선택지의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긍정론의 골자다. 반면 추세를 거스르는 선택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상황이 유례없이 얼어붙은 상황도 부정적 요소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G4 출고 가격은 삼성전자 갤럭시S6 모델(32기가)의 85만8000원보다 낮은 82만5000원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다양한 스마트폰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만든 UX 4.0을 G4에서 처음 선보인다. 특히 '퀵헬프' 기능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게 느껴지는 사용자를 위한 것으로 G4 사용 시 복잡하거나 궁금한 것을 검색하면 바로 해결방법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