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여성 노점상이 동네 깡패에게 상습적으로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10년 넘게 기부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서구의 한 종합병원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A(52·여) 씨.
A씨는 20년 넘게 한결같이 오전에는 군밤과 옥수수를, 오후에는 붕어빵을 파는 '군밤 아줌마'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A씨는 2013년 단골손님이던 이모(53) 씨가 갖은 행패와 못된 짓을 일삼은 관계로 남편과 이혼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씨는 그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고 A 씨를 협박하면서 수시로 붕어빵 기계를 부쉈고, 10여 차례에 걸쳐 170만원을 빼앗아갔다. 만취한 이씨는 지난달 9일에는 노점상 천막 내에서 A씨를 강제로 성추행하고 지난 20일에는 자신의 벌금을 대신 내주지 주지 않는다며 A씨의 얼굴을 연탄집게로 수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얼굴에 피를 흘리는 A씨를 본 이웃이 경찰에 신고해 2년여간 계속된 이씨의 범행이 밝혀졌고, 갈취와 폭행 혐의로 이씨는 결국 구속됐다.
이 수사과정에서 뜻밖에 A 씨의 숨은 선행이 밝혀졌다. A씨는 이름을 숨긴 채 2002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추석과 설 명절 때마다 20만원이 든 현금봉투를 주민센터에 건네며 "좋은 일에 써달라"고만 말했다.
주민센터 측은 10년이 넘게 기부가 이어지자 수소문 끝에 그의 인적사항을 파악해 2012년에 구청에 선행시민으로 추천, A씨는 서구청장에게서 선행상을 받았다.
주민센터의 한 관계자는 29일 "노점을 운영하는 A씨가 형편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 만류하기도 했지만 한사코 '나보다 어려움 사람이 많다'며 기부를 계속했다"며 "조만간 병문안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