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프리존] 서삼봉 기자 =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에는 대구시민이 아니면 잘 모르는 기념관 하나가 있다. 프랑스 출신의 루이델랑드(Louis Deslandes) 신부가 예수성심시녀회를 설립한 숭고한 정신을 기려 그의 한국이름을 새긴 남대영 기념관(관장 김하숙 수녀)이다.
남대영 신부는 1895년 6월 13일 프랑스 망쉬 빠리니(Parigny)에서 태어나 1922년 12월 23일 파리외방전교회의 사제로 서품된 뒤 1923년 4월 16일 파리를 출발, 그 해 6월 5일 부산항에 도착함으로써 한국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구대교구와 부산교구에서 본당사목에 전념하다 1935년 현재 예수성심시녀회의 모체인 삼덕당(三德堂)을 설립하고 여섯 명의 동정녀들을 모아 공동생활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 후 병든 할머니 한 분과 두 명의 어린 고아를 데려다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사업을 시작, 1946년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을 공식 설립하였고, 1950년 본당사목 일선에서 물러나 수도회 설립에 전념해 지금의 예수성심시녀회를 있게 했다.
남 신부는 한국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8월 15일 대한민국 문화 훈장을 수여받았으며, 1969년 11월 3일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프랑스 최고 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신앙이 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베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루이델랑드 신부는 수도회가 자립함에 따라, 1965년 은퇴한 신부님은 경북 포항시 갈평리로 거처를 옮긴 후에도 마을 사람들을 위해 사회복지 활동을 계속했고, 1972년 10월 24일 사제 서품 50주년인 금경축을 지낸 그해 11월 17일 새벽, 77세로 생을 마감했다.
남 신부의 이러한 뜻을 받들어 예수성심시녀회 소속 수녀들은 기념관 내 전시·대관 등을 통한 수익금과 카페 '가실마루'를 운영하면서 수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판매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 10명에게 2년 간 매달 30만원(총 7천200만 원)을 지원해 달라며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해 6월에는 768만 원 상당의 물품(라면 100박스, 백미10kg 40포, 수녀님들이 직접 만든 참기름·쌈장·고추장 100세트)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 바 있다.
남대영기념관 관장 김하숙 수녀는 “작은 보탬이지만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지역주민에 대한 뜻깊은 사랑의 실천을 짧고도 소박하게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