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한국남부발전(사장 신정식)이 석탄 저장고에 방진 펜스를 만들며 특정업체 제품을 비싸게 납품받는 등 10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낭비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이른바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됐던 한국남부발전의 주요 계약업무 집행 실태를 점검한 감사 보고서(총 5건:문책 2건, 주의 3건)를 지난 11일 공개하고 해당기관에 시정조치를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와 관련해 “한국남부발전은 지난 2018년 3월 8일 A 사장 취임 이후 ‘ㄱ저탄장 방진펜스 설치 사업’ 등 다수 사업의 계약체결 과정에서 특정업체를 밀어주거나 이견을 제기하는 직원을 전보조치하는 등 부당지시를 강요하고 있어 내부직원의 불만이 많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회와 언론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어 의혹이 제기된 사업의 주요 계약업무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한국남부발전 관련 제보에 대해 업무추진 과정 전반을 점검하면서 제보내용의 사실관계, 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 등을 중점 점검해 사업 추진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ㄱ저탄장 방진펜스 설치 사업’ 등 제보된 주요사업의 계획수립및 추진과정의 적정성 등을 점검함과 동시에 계약을 위한 업체 선정 및 예산집행 과정에서 각종 비리나 낭비적 요인이 없는지 등을 집중 점검했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은 하동발전본부 저탄장 방진펜스 설치와 관련해 설계시 방진펜스 재료를 국내 시공실적이 없는 섬유밴드로 결정하면서 업체의 견적가격(7.5만/㎡)이 해외 거래가격(1.5만/㎡)보다 고가인데도 가격의 적정성을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설계에 반영해 펜스 재료비를 22억 원(6억 원→28억 원) 과다 계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국남부발전은 저탄장 옥내화를 추진함에 따라 옥내저탄장과 기능이 중복되는 방진펜스의 사용기간이 단축(40년→10년)되므로방진펜스 재료를 내구성은 부족하나 가격이 저렴한 방진망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섬유밴드로 그대로 집행하여 63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남부발전은 당초 저탄장 동쪽은 바람 영향이 적어 방진펜스 대신 대나무를 심기로 계획하였는 데도, 펜스 미설치는 법 위반이고 시범 식재한 대나무가 고사(枯死)하였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펜스 추가설치 필요성을 과장해 대나무로 계획된 구간을 섬유밴드형 방진펜스로 변경해 32억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했다.
특히 한국남부발전은 남제주 복합화력발전소 주기기(터빈 등) 구매와 관련해 입찰사 모두(○○와 △△社) A사의 제품을 제안하였으나 기술평가 과정에서 B사의 제품으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면서, 제안된 제품 변경에 따른 감소금액을 입찰사로 하여금 계약팀에 제출하도록 조치하지 않아 구매계약 과정에서 1백 48억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남부발전은 온도감시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전사 지하전력구 온도감시시스템 구축’ 사업의 입찰을 제한하면서 한국전력, 민간기업 등에 설치한 실적은 인정하지 않고 발전소 실적만 인정하는 등 실적을 과다 제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남부발전은 위 사업 중 삼척발전본부 사업의 경우 온도측정 광케이블이 제작구매 규격서와 다르게 설치되어 정확한 온도 측정이 불가능함에도 준공 처리한 사실이 적발됐다.
한편 감사원은 한국남부발전 사장에게 “ㄱ저탄장 방진펜스 설치” 등 사업 추진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사업관리를 게을리하여 남부발전에 손해를 끼친 관련자에 대해 문책요구를 하는 등 총 5건의 감사결과를 처분요구하거나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