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박상봉 기자= 버려진 나무를 깎고 흙덩이를 빚어 색을 입히는 색다른 미술작업을 펼치고 있는 박종덕(62) 작가의 ‘인물 조각전’이 봄날의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나무 흙 사람 보기’ 주제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 갤러리에서 4월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나무와 세라믹으로 형상화한 인물 조각 150점을 선보인다.
역사와 설화 속 인물과 인간의 군상을 형상화한 박종덕 작가의 ‘인물 조각전’은 자연과 문명이라는 거대 담론 앞에 놓인 인간의 삶과 시간의 흔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명상적인 작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버려져 갈라지고 퇴색한 자연에서 폐훼(廢毁)된 나무토막과 모든 삼라만상의 것들을 포함한 덩어리진 흙에 생명을 담아 우렁각시, 심청, 설문대할망 등 설화 속 인물뿐 아니라 유관순, 안중근, 싱가포르 정치가 리콴유 등 역사 속 인물까지 다양한 형상에 색채의 깊이를 더해 전혀 다른 회화 드로잉의 실험을 공감각적으로 펼쳐놓은 조각예술의 새로운 면모가 주목된다.
도예가 양종석 작가가 가마에서 구워낸 흙 덩어리 재료에 박종덕 작가가 인물 형상을 조각하여 색감을 입히고 새로운 이미지로 극대화시킴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스토리와 감정을 느끼게 한다. 150점에 이르는 작품으로 완성된 인물 조각이 줄지어 선 모습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릉의 병마용갱의 도용(陶俑)을 재연한 느낌도 든다.
인물들은 저마다 얼굴 표정과 복장과 머리 모양, 자세 등 모습이 다르다. 어느 한 곳도 똑같은 것이 없다. 만일 보는 사람의 관찰력이 뛰어나다면 작품 하나 하나에 혼을 담아 새긴 작가의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깃들여진 조각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들에 대한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다.
박종덕 작가는 “흙은 생명의 모태다. 우리는 모두 땅이 빚어낸 군상들이다. 흙으로 빚은 인물 조각을 통해 봄햇살처럼 따뜻함이 우러나오는 깊은 향기에 빠져보는 즐거움을 선물할 것”이라며 “조각에 얼굴을 그리고 색칠하는 회화적 행위로 미적, 조형적 가치를 더해 예술작품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고 인물 조각으로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덕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제24회 한국방송PD대상(미술상) 수상에 이어 한국 초상미술전, 나무토막 인물조각전, 서울, 독일, 쾰른, 마이에미, 싱가폴 아트페어 등 참여 작가로 국내 개인전과 기획전 해외 아트페어를 통해 영적인 감흥을 담아내는 독창적 조각으로 20여년 작품활동을 이어오며,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