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주최 측 추산 5만여명 모여
[서울=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민주노총과 세월호 유가족이 1일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노동절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주최 측 추산 5만여명(경찰 추산 2만2천명)이 모인 가운데 '2015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어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장 구조 개악 폐기, 공적연금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는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0여명(경찰 추산 120명)도 동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천호선 의원도 집회에 참석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끝내자 박근혜'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대회사에서 "부패 정권이 어떤 협박을 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고자 투쟁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정권을 겨냥해 발언했다. 5∼6월 총파업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예고도 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부모로 살아가고자,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광장 집회를 마치고 오후 4시30분께부터 을지로와 종로를 도는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 '미신고 집회' 이유로 캡사이신 14차례·경고 물대포 발사…·4차 해산명령
경찰이 세월호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에게 미신고 구간에서 행진을 벌인다는 이유로 캡사이신과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명령을 내리고 있다.
행진 참가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한편 경찰의 방패를 뺏는 등 해산명령에 불응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120명과 민주노총 조합원 등을 포함한 시민 총 1300명(경찰추산)은 1일 밤 9시25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사거리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당초 추모문화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에 따르면 안국역사거리→광화문광장 행진 자체가 미신고 구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불법이다.
경찰은 안국역사거리에서 종로경찰서를 지나 종로구 풍문여고 앞에서 광화문 쪽으로 시위대가 직진하려고 하자 차벽과 경력을 투입해 막아서며 해산을 권고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계속해서 행진을 시도하자 밤 9시25분쯤부터 약 1시간 동안 14차례에 걸쳐 시위대를 향해 캡사이신을 쐈다. 밤 10시10분부터는 4차례에 걸쳐 경고 물대포도 쐈다.
또 밤 10시20분 현재까지 경찰은 "해산하지 않을 시 살포차를 사용해서 강제해산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해산명령을 4차례에 걸쳐 내렸다.
행진 참가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경찰 '차벽'을 쇠막대로 두드리는 등 저항하며 해산명령에 불응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충돌은 밤 10시20분 현재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경찰은 계속해서 캡사이신을 뿌리는 동시에 물대포 살포 경고를 하고 있고 시위대는 경찰의 방패를 뺏는 등 대치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약 세 시간 동안 평화로웠던 안국동 사거리에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오전 2시 23분 "6차 해산명령에도 응하지 않았으니 검거작전을 하겠다"는 종로서 경비과장의 방송과 동시에 경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몸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유족들이 미리 대열 맨 앞에 모였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유족들 건드리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이들은 유족들과 뒤엉켜 계속 밀려났다. 2시 53분 현재 경찰은 시민들과 유족들을 분리시켰다. 경찰벽에 둘러싸인 유족들은 또 다시 고립됐다. 이들은 시민들과 만나려고 이동했지만 다시 경찰에 막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족 김 아무개씨가 경찰의 방패에 맞았다. 그러자 경찰은 "맞아도 싸다"는 말을 던져 유족을 자극했다. 유족들은 그를 붙잡고 거듭 사과를 요구했으나 해당 경찰은 끝내 입을 다문 채 동료 경찰들 쪽으로 피했다. 한 어머니는 "니들이 자식을 보낸 우리 심정을 아느냐"며 울부짖었고, 한 아버지는 분을 참기 어려운 듯 경찰버스를 향해 생수통을 던졌다.
캡사이신 물대포 난사 일시 중단... "이게 무슨 세상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