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점심을 먹다가 아내가 하는 말이 “아무래도 곧 갈 것 같아”라는 말을 했습니다. 작년 6월 말에 허리수술은 하고나서 회복이 잘 안 돼 지금까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제가 그 말을 듣고 “가고 싶으면 가야지!”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 마디 했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아마 속으로 남편이란 작자가 위로를 못할지언정 엄청 서운했던 모양이네요. 저는 “당신이 가면 곧 따라가겠다는 뜻”이라고 변명은 했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하긴 하루 세끼 아내가 차려주는 밥을 먹지 않으면 제가 곧 따라갈 것이 번한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의 생명이 그리 쉽게 떠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여의도교당 도반(道伴) 중, 한 분의 어머니가 ‘구강암(口腔癌)’에 걸리셨습니다. 그런데 대학병원의 수술을 앞두고 의사친구의 권유로 어머니를 부산에서 모셔다가 제가 사는 일산의 ‘국립 암 센터’에서 시술(施術)을 받았습니다.
수술도 안하고 <양자치료법>으로 한 2개월 동안 1주일에 3번 1시간 출퇴근치료로 완치판정을 받고 지난주에 부산 집으로 퇴원하셨다는 굉장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시술 비용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 겨우 200만원도 안 들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워너 솔맨(Warner Sallman : 1892~1968)’은 미국이 자랑하는 화가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Head of Christ’ 라는 예수님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담긴 그의 그림책은 1940년도에 무려 500만부 이상이 인쇄되었고,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 그림으로 솔맨은 가장 인기 있는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1917년 결혼하고 얼마 안 된 젊은 나이에 중병에 걸렸습니다. 의사가 “당신은 임파선 결핵입니다.” 라고 진단하고 “당신은 길어야 석 달 살 것입니다.”라고 통지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솔맨의 마음은 절망적이 되었습니다. 유명한 가수였던 그의 아내는 그 때 임신 중이었으므로 솔맨은 아내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고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괴로웠지요. 그가 몹시 괴로워하며 매일처럼 절망에 빠져 신음하고 있을 때, 그의 아내가 그를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여보! 3개월밖에 못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리께서 3개월을 허락해 주셨다고 생각하며 감사하며 살아갑시다. 그리고 아무도 원망하지 맙시다. 3개월이 얼맙니까? 천금 같은 그 기간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 봅시다. 3개월이나 되는 기간을 살게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솔맨은 아내의 말을 곰곰이 생각한 끝에 더 이상 원망과 불평의 말을 하지 않고 아내의 말대로 남은 3개월 동안 오직 감사하며 살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아주 작은 일부터 감사를 시작하면서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애에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Head Of Christ」를 감사하면서 그렸는데 감사하는 그에게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이 3개월이 지났는데도 몸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이 더 건강해져서 병원에 가서 다시 진단해보았더니 임파선 결핵이 깨끗하게 사라진 것입니다. 그의 주치의사인 ‘존 헨리’는 너무나 놀라며 “도대체 3개월 동안 무슨 약을 먹었기에 이렇게 깨끗이 나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솔맨은 다른 약은 먹은 것이 없고, 굳이 약이라고 한다면 아내가 주는 감사하는 약을 먹었다고 하니까 주치의는 박수를 치면서 “바로 그것이 명약입니다.”라고 말을 하면서 “감사는 최고의 항암제요, 감사는 최고의 해독제요, 감사는 최고의 치료제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진리께서는 감사하며 기쁨으로 살아가는 자에게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게 하십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원망하며 살기 보다는 지금의 역경을 오히려 감사생활로 돌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려면 제가 아내의 고통을 왜 모르겠습니까? 아내가 가면 저도 곧 따라갈 정도의 애정과 감사가 철두철미하다고 생각하는 저입니다.
정산(鼎山) 종사님 법어에 “감사 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게 되고, 원망 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微物)에게서도 해독을 받으리라.”는 법문이 있습니다. 원망생활을 하는 사람은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입게 된다는 말씀은, 진리의 은혜를 모르고 진리에게 배은망덕 하는 행동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원망만 하는 사람을 진리가 도와줄 리가 만무합니다. 사람은 물론 미물곤충들까지 등을 돌리고 해독을 줄 것입니다. 반면에 평소에 진리의 은혜를 믿고 감사생활을 하는 것은 평범한 것 같아도 진리의 뜻에 보답하는 것이 되므로, 이러한 사람은 늘 진리의 보호를 받아 하늘과 땅이 도와주고, 사람이 도와주고, 법률이 보호해주며, 우연 자연한 가운데 천지만물이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서운한 일을 당하면 아직 원망하는 마음이 불 같이 솟아오릅니다. 저 어쩌면 좋을까요? 지금부터라도 감사생활에 철저할 수밖에요. 그래야 항상 진리의 가호와 은혜가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4월 2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