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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고] 베트남 야구…미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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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기고] 베트남 야구…미래를 보다

박성민 기자 psmin1217@naver.com 입력 2021/04/21 15:09 수정 2021.04.21 15:17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과 베트남 야구선수들./ⓒ헐크파운데이션

[서울=뉴스프리존] 박성민기자= 베트남에서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베트남 야구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 수준을 가늠해보는 일이었다. 경기장에 도착하여 비로 인해 엉망이된 야구장을 정리하고 있는 붉은 옷의 베트남 선수들을 보며 시합에 임하는 진지한 그들의 눈빛과 마주쳤다.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장의 분위기는 마치 한국의 프로야구 감독으로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는 옛 감정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심장을 뛰게 했다. 50년 야구인으로 살아온 인생에서 나와 이역만리 떨어진 베트남 선수들과의 해후는 참으로 묘한 인연임에 틀림없다. 나를 한 눈에 알아보고 다가와 수줍게 건네는 인사와 눈빛은 다시 나를 야구인으로서의 열정을 샘솟게 만들어 젊은 시절의 헐크로 돌아가게 만들어준다. 

경기 전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고 송구를 하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동작들을 교정해주고 격려해주는 동안 이미 그들과 많은 교감을 할 수 있었다. 유재호 감독이 이미 작성한 선수들의 프로필과 능력치 등을 이미 숙지했고 훈련장의 부재와 훈련 시간을 감안하고 경기 관람을 시작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눈 앞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집중력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아직까지 한국의 학생선수들의 수준은 아니지만 야구를 야구답게 경기를 운영하고 작전들을 펼쳐 나가는 모습에서 베트남 야구의 미래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LG 트윈스 야구선수 출신의 유재호 감독의 코칭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열악한 훈련장소로 인해 정확한 라이브 배팅을 한번도 못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본적인 타격 자세를 잘 갖추고 있다는 것에 더 놀라움 뿐이었다. 선수들 하나하나 꼼꼼하게 메모를 해 가며 선수들의 특성과 장단점을 작성하는 사이 8이닝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하노이 사회인 야구 최강팀을 이겼다는 경기 결과의 만족감보다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집중력 있는 퍼포먼스보다는... 그들이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존중, 경기에 집중하고 승리를 위해 보여주는 그들의 열정이 나는 만족스럽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의 가늠은 나와 유재호 감독의 몫이 아니다. 전문적인 코칭과 쾌적한 훈련환경이 만들어내는 경기력 향상은 당연히 베트남 야구의 수준을 높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 개개인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경기력으로 승화되어 경기장에서 표출된다면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베트남 야구의 미래는 그 발전 속도를 감히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소름이 끼친다. 

돌아오는 차에서 내내 베트남 선수들의 플레이를 떠올리고 기록해 두었던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유재호 감독과 토론하였다. 과연 야구 인프라가 제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곳에서 어떤 마음으로 그토록 야구에 미쳐 열광하고 경기장에서 자신이 가진 열정을 쏟아붓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간이다. 

그들은 나를 마치 영웅 대하듯... 아이돌을 대하듯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 감독시절의 이야기를 알고 말을 하고 신기한 듯 사진촬영을 부탁하지만 오히려 오늘은 그들에게 경외심과 존경심이 더 생기는 날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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