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인 1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4·16연대 주최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즉각 폐기 등을 촉구하는 ‘1박2일 범국민 철야행동’이 열렸다. 밤 10시께부터 서울 안국동로타리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한 참가자들은 차벽을 앞세운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살수차 3대를 동원해 해산을 시도하면서 최루물질인 ‘파바(PAVA·합성 캡사이신의 한 종류)’를 섞은 물대포를 사용했다. 연정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1과장은 “경찰 내부지침과 규정에 따라 파바를 물에 0.03% 희석해 사용했다”고 3일 밝혔다.
이원준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최루액 물대포 사용 이유에 대해 “집회 참가자들이 늦은 밤에 경찰차량을 부수는 등 과격 양상을 보였다. 가정이지만, 경찰이 차단하지 않으면 (참가자들이) 경복궁에 방화할 수도 있고 (주요시설인) 청와대에 진입할 수도 있어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했다. 최루액 물대포 투입 여부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정했으며, 지난달 18일 집회에도 같은 농도의 최루액 물대포를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대해 아놀드 팡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2일 긴급 성명을 내어 “과도한 경찰력 사용이 끔찍한 수준이었다”며 “공공의 안전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은 평화로웠던 시위대를 상대로 최루액까지 섞은 물대포를 써가며 해산시켜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관련 집회에서 진료지원을 맡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파바는 과다노출시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며, 수포생성과 반복노출 시 장기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참가자 중 다수가 호흡곤란·구토·현기증 등을 호소했다.
1박2일 범국민 철야행동은 2일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경찰은 “이틀 동안 참가자 42명을 연행했으며, 경찰관 1명·의경 9명이 다치고 차벽트럭 1대 등 차량 11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