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프리존]이미애 기자=경남 함안의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묘역으로 경남도기념물 제226호인 '함안 남문외 고분군'이 국가사적 제515호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과 통합해 국가사적으로 지정 예고됐다.
남문외 고분군은 말이산 고분군의 북서쪽 700m 거리에 위치해 과거부터 ‘또 하나의 아라가야 왕릉’으로 불려 왔다. 2018년부터 국가문화재 지정이 추진돼 온 남문외 고분군에 대해 문화재청이 지난 2월 개최된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두 유적의 역사성과 관계성을 고려해 말이산 고분군과 통합해 사적을 확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남문외 고분군에 대한 기록은 조선 중기의 함안 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에 처음 나온다. 고적(古蹟) 조에 ‘우곡리 동서쪽 구릉에 옛 나라의 고총이 있다. … 세상에 전하기를 옛 나라의 왕릉이라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우곡리'는 지금의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와 도항리 일원의 옛 지명으로 동쪽 구릉(동말이산) 고총이 말이산 고분군이라면 서쪽 구릉(서말이산)의 고총이 바로 ‘남문외 고분군’이다.
남문외 고분군은 1915년 일제의 관학자에 의해 처음 조사될 당시 말이산 고분군과 동일한 성격의 가야유적으로 보고됐지만, 말이산 고분군과 달리 1940년 조선총독부의 문화재(고적)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이후 60년 동안 비지정 유적으로 존치돼 왔다.
다행히 유적의 중요성에 주목한 전문가, 향토사학자들에 의해 2000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보호 관리되기 시작했으며, 일제강점기 조사 후 꼭 100년 만인 2015년에는 우리 손에 의한 첫 발굴이 이뤄졌다.
남문외 고분군의 사적 지정은 역사적·보존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국정과제 ‘가야사 조사연구 및 정비’와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경남도 ‘가야유적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 2019년 두 차례 지원을 통해 6세기 대형 석실묘 등이 발굴됐다. 아울러 학술대회와 지정 신청서 작성 과정을 통해 말이산 고분군과의 관계성, 사적으로서의 가치를 밝혀낼 수 있었다.
당초 남문외 고분군은 별도 사적으로 지정 추진돼 왔으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통해 국가사적인 말이산 고분군과 통합 지정하는 것으로 최종 조정됐다. 도기념물로 지정된 지 20여 년,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지정 추진 4년 만이다.
한편 말이산 고분군은 이번 사적 확대지정 예고를 통해 1~5세기 아라가야 지배층 묘역인 현재의 말이산 고분군에 6세기 가야 말기의 남문외 고분군을 합침으로써 아라가야 존속 전 시기 동안의 최고지배층 묘역으로서 완전성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사적 지정 면적이 77만8820㎡로 대폭 늘어남으로써 고대 무덤유적 중 도내에서는 최대 규모, 국내에서는 두 번째 규모가 됐다.
경남도 가야문화유산과 김수환 학예연구사는 “함안 남문외 고분군의 말이산 고분군 통합지정 예고는 경남도가 그 동안 가야유적에 대한 국가사적 지정 가치를 밝히기 위해 꾸준히 지원해 온 결과"라며 “합천 삼가고분군(도기념물 제8호)의 사적 지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연내 추가 지정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사적 확대지정은 30일간의 지정 예고기간을 통해 관련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6월 중 사적 확대지정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