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뉴스프리존] 박성민기자= 금강 상류에 설치된 용담댐의 용수 배분을 두고 충청권 4개 시·도(충남도, 대전시, 세종시, 충북도)와 전북 간에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금강유역 금강수계에 건설된 용담댐의 하루 물 공급량은 178만톤이다. 1991년 댐 기본계획을 만들 당시 전북에 135만톤, 충청권에 43만톤을 공급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전북에 너무 많은 물이 공급된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2002년부터 2021년까지 한시적으로 충청권은 75만톤, 전북에는 103만톤을 공급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문제는 충청권과 전북 간에 체결한 물 배분 계획이 올해 말로 만료되면서 공급량에 대한 재조정으로 인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충청권은 인구증가로 물 수요가 늘어난 만큼 물 공급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전북은 1991년 수립한 기본계획 안으로 돌아가야 충청권 배정 용수량을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충청권은 1991년 만든 용담댐 활용 기본계획의 전북권 인구 예측이 100만 명 가까이 부풀려지는 등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용담댐 기본계획에는 2021년 전북 인구를 389만 명으로 과대 계상했다가 주변 반발이 거세지자 270만 명으로 낮췄다”며 “하지만 현재 전북 인구는 179만 명으로 계획보다 100만 명가량 더 적은 상황이다. 인구가 적으면 물 공급량도 그만큼 줄어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통계청은 인구 통계 추세를 통해 전북 인구가 2045년이면 16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충청권 4개 시도는 현재 550만명에서 57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 3년간 전북의 물 사용량을 조사했더니 용담댐 공급량 103만톤 중 65만9000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강유역에 용담댐이 건설된 이후 기존에 있던 대청댐으로 유입되는 물이 하루 평균 57만t가량 감소해 수질마저 악화하고 있다"며 "용담댐 물을 재분배할 때 기존 대청댐 수리권을 인정하고, 인구증가 추이를 고려해 공급량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도 전북은 댐 기본계획 당시 설정한 135만톤의 물을 모두 사용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타협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북은 현재 135만톤이라는 용담댐 물 공급량에 맞는 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용수공급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최근 정읍시의 수원지를 섬진강댐에서 용담댐으로 대체하고, 전주·익산·완주 지역 공업용수 취수지를 만경천에서 용담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한편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달 22일 충남도청에서 ‘충청권 수자원 상생협의회’를 열고 용담댐 물 합리적 배분을 위한 공동 대응 업무협약을 맺은 뒤 건의문을 채택했다.
특히 최근 국가물관리위원회 소속 금강물관리위원회에 전북 용담댐 물 공급량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다.
충청권은 이번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물 분쟁 조정신청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