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어버이날입니다. 이 어버이날은 덕화만발 가족 중, 이돈희 선생의 주창(主唱)으로 이루어진 기념일입니다. 이 ‘어버이날’은 이돈희(73) 선생이 16살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날‘을 만들고, 21살 대학생 때 ‘노인의 날’이 제정될 수 있도록 공을 세우고, 각고(刻苦) 끝에 ‘어버이날’ 제정의 주인공이 되었지요.
이돈희 선생은 ‘아버지날’·‘노인의 날’ 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해 내지 못했던 ‘세계 어버이날’을 2013년에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념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항상 낮은 자세로 주변을 살필 줄 아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웃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일찍이 예견한 이돈희 선생이 대학생 때인 1968년에 만든 노인의 날은, 청와대를 비롯한 각계각층에 끝없는 노력 끝에 29년만인 1997년에 정부에서 기념일로 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이돈희 선생은 노인문제연구의 초창기이던 1972년에는 ‘한국노인문제연구소’를 만들고, 1976년에는 ‘한국노인학 회’를 창립했습니다.
또한 이돈희 선생은 UN에 ‘어버이날’ 제정을 건의하기 위해 1991년부터 노력한 공로로 2019년에 UN 평화대사로 임명되었고, 57년 동안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활동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팔 반가(八反歌)를 아시는지요? 《명심보감(明心寶鑑)》의 「팔 반가(八反歌)」는 여덟 편의 반대로 된 역설적인 일을 노래한 것입니다. 부모에 대한 태도와 자식에 대한 태도를 대비시키며, 부모에게 효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는 세태를 풍자한 것이지요.
올 해 어버이날을 맞아 우리 선조들이 자식이 부모님을 대하는 마음과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이 서로 같지 않음을 애석히 여겨 노래한 ‘여덟 가지 반성’이라는 ‘팔 반 가’를 소개하면서 부모님에 대한 효를 되돌아보고 반성하고자 합니다.
첫째, 자기 아이가 욕하면 그것을 기쁘게 받아 주면서 부모가 성을 내면 도리어 불쾌감을 가지니, 아이와 부모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그리 다른고. 다시는 부모가 꾸짖거든 아이를 생각하고 불쾌한 마음을 고쳐야 한다.
둘째, 자기 자식은 천 마디 말을 지껄여도 듣기 싫다 하지 않고, 부모는 두 번만 말해도 잔소리가 많다 하니, 이것이 잔소리가 아니라 걱정이다. 늙도록 지내온 경험으로 일깨워 주는 것이니, 그대여! 늙은 부모님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 지언 정 시비하여 나무라지는 말라.
셋째, 아이의 오줌똥은 싫지 않은데, 늙은 부모의 침 뱉는 것은 싫어하니, 여섯 자 네 몸이 부모의 정혈(精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 부모는 젊어서 너를 위해 애쓰다가 이제 늙고 시들었다. 그러니 늙었다고 늘 추하게만 보지 말고 부모를 위해 잘 봉양(奉養)하라.
넷째, 아침 일찍 시장에 나가 떡을 사오기에 부모를 공양할 줄 알았더니, 아이는 배 부르는데 부모는 맛도 못 보았구나, 자식의 마음이 어찌 그리 부모 사랑만 못하는고. 그대여! 떡을 많이 사다가 얼마 남지 아니한 흰 머리가 된 부모를 공양(供養)하라.
다섯째, 설 합 속에 아이 살찌는 영양제는 있으나, 어버이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고, 아이는 튼튼하게 키우기 열심인데 부모 병은 등한히 여기는구나. 그대여! 네 다리를 베어 내어도 그것이 다 부모의 살이니 그대는 부모의 건강을 잘 보살피라.
여섯째, 부귀하면 부모 공양이 쉬우나 부모의 마음은 늘 편안하지 못하고, 가난하면 아이 기르기 어려우나 아이 배고픈 일은 없다. 이는 부모를 위한 마음이 아이를 위한 마음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그대여! 부모를 아이 생각하는 만큼 생각한다면, 가난해서 못한다고 핑계대지 말라.
일곱째, 부모는 두 분이나 형제들이 서로 안 모신다고 다투며, 아이는 열이라도 남 주기를 싫어한다. 또 아이는 배불러도 배고프지 않느냐고 늘 묻는데, 부모는 배고프고 추워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대여! 힘을 다하여 부모를 공양하라. 그대의 먹고 입는 것이 당초 부모의 것이니라.
여덟째, 부모의 열 가지 사랑은 그 은혜를 한 가지도 생각지 않고, 아들의 한 가지 효도는 늘 자랑한다. 부모를 대함에는 어둡고, 아이를 생각함에는 밝으니 누가 부모의 자식 기르는 사랑을 알리요. 말하노니, 자식의 효도를 믿지 말라. 그대는 아들의 부모 되고 또 부모의 아들 되는 자리에 있느니라.
어떻습니까? 이 ‘팔 반가’를 듣고 혹 가슴 찔리는 분은 없겠지요? 이 《명심보감》의 <팔 반가>는 해석이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우리 덕화만발 가족 중의 ‘어부’님 해석이 가장 잘 된 것 같아 인용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고 보은 실천에 정성을 다하면, 세상은 자연히 나를 위하고 귀히 여길 것이며, 나의 자손 또한 부모의 효행을 본받아 나에게 효성을 다하려 할 것입니다. 우리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효도를 다하여, 영원한 시간을 통해서 항상 모든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네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5월 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