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 유리천장(glass ceiling),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능력이 있어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상징하는 경제용어이다.
미국도 ‘유리천장’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난 1991년 정부가 직접 나서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제도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유리천장위원회(The Federal Glass Ceiling Commission)를 신설했다.
한국에서는 주로 여성의 고위직 진출 장벽을 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OECD 국가를 대상으로 고위직 진출, 육아휴가 등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지표화한 ‘유리천장지수’를 발표하고 있지만 한국은 9년째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유리천장 깨뜨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은 8.5%, 본부과장급의 경우 22.8%에 달한다. 각각 목표치 8.2%, 21.0%를 상회하고 있고, 내년 목표는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 10%, 본부과장급 비율 25% 달성이다.
대기업들도 시대착오적인 유리천장 깨뜨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지윤 KAIST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고, 기아도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영입했디. SK는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를, LG는 이수영 전 코오롱에코원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대기업 31곳이 올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내년 8월 시행 예정인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의무적으로 여성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능력 있는 인재 선발에 여성이라는 이유도 배제된다는 불합리한 차별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적폐다.
여성 차별 후진국 한국이 이제 유리천장 깨뜨리기에 적극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시대의 변화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 저변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성차별 적폐는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옛말에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고 했다. 작은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이다. 여성의 고위직 개방은 작은 물방울이 유리천장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구멍을 뚫는 성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