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110개 갤러리(국내92,해외18)가 참여한 ‘아트부산 2021’이 지난 16일 끝났다. 4일간 2500여점의 작품을 판매,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국내 페어 사상 가장 기록적인 판매액이다.
판매를 견인한 것은 한국의 단색화 계열 작품, 작고한 김창열 작품, 이건용 작품, 외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조지 콘도와 알렉스 카츠, 다니엘 리히터, 우고 론드리네, 바셀리츠, 샤갈 등의 고가의 작품들도 가격을 견인해 가는 데 한 몫을 담당했다.
전반적으로 유명한 외국 작가의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상당 수가 나와 있었다. 눈에 딱히 띄는 사이즈의 작품 보다는 소품들이 많았다. 타데우스 루팍과 페레스 프로젝트, 에스터 쉬퍼 갤러리는 입구 들어오자마자 정 중앙에 넓찍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뒤에 국제와 현대 갤러리 등 한국 메이저 갤러리가 줄지어 있었다. 주최측이 외국 유수의 갤러리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보여진다.
아트바젤이나 프리즈 아트 페어를 서울에 유치하게 위해 노력 중이라 알려져 있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성공적인 페어를 위해서는 우수한 작가의 작품이 많이 출품되는 게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결국은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희망적인 것은 내년 9월 열리는 KIAF에 프리즈가 공동개최자로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세계적 아트페어로 도약할 기회다.
문제는 협회 주관의 페어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이다. 화랑협회가 주관하는 KIAF가 자체 소속 갤러리들을 수준에 따라 걸러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아트 부산'은 개인 기업이라 화랑을 수준에 따라 걸러낼 수 있는 재량권이 상대적으로많다. 이번 아트부산 2021에서도 50여 갤러리를 탈락 시켰다는 후문이다. 뉴욕 아모리 아트 페어를 예를 들어보면 대략 4-5대 1의 경쟁 속에서 참여가 결정된다. 바젤이나 프리즈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번 아트부산에서 외국 갤러리의 진출은 작년에 비해서 그다지 두더러진 특징은 없다. 작년에 참석했던 바바라 글래드스톤이나 쾨니히, 레만머핀 등은 올해 빠졌다. 세계적 갤러리들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수준높은 페어 환경마련이 시급한 과제다. 작가와 갤러리 수준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KIAF도 운영이 독립된 구조로 가야한다. 아니면 수준급 갤러리들이 중심이 되어 페어를 만들어 수준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그래야 한국이 홍콩을 대체할 미술시장이 될 수 있다.
모든 시장은 견인하는 최고가 있어야 굴러가게 마련이다. 그래야 중하층의 상품도 팔리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죽게 된다.
메이저 페어가 잘되면 위성페어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중소갤러리들은 여기서 역량을 키워 메이저 페어에 진입하는 상승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K-ART의 성공은 든든한 미술시장 구조에 있다는 점을 미술계가 공감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