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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사람이 좋다’ 장은숙,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미모와 40년 이어 온 노래 실력…“이제 60, 다시 시작”

이상윤 기자 입력 2017/12/23 23:06 수정 2017.12.24 13:20
사진 : MBC

[뉴스프리존=이상윤 기자]24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가수 장은숙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 ‘춤을 추어요’의 소녀 가수에서 일본 연예기획사 대표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사 

70년대 ‘춤을 추어요’로 전국을 강타했던 가수 장은숙이 어느덧 데뷔 40년차 가요계 대선배가 되었다.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장은숙은 20년 동안 일본에서 가수생활을 해온 한류 1세대이기도 하다. 스무 살 나이에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장은숙. 이제 돌아와 털어놓는 속마음. 

“장은숙하면 ‘섹시하다’는 표현들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 미니스커트를 매주마다 거의 1년 동안 입었어요. 그 모습을 보이면서도 죄송했던 게 노래를 들어주신 게 아니고 항상 시선을 제 미니스커트에 오게 한 저의 불찰이 컸기 때문이에요. 쟤는 아마도 저 ‘춤을 추어요’ 한 곡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말걸. 그런 애기를 사실 여러 번 들었어요. 많은 상처가 됐었지만.”

1995년 그녀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때 일본 가요계의 러브콜도 있었다. 두세 달 활동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한 일본행. 그런데 20년이 흘렀다. 일본 내 제작 앨범 17장. 총 25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지금은 일본 연예기획사 대표가 되어 후배가수까지 양성하고 있는 그녀. 사람들은 그녀를 들어 여장부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렇게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과감하게 도전한 일본 진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일본어도 몰랐다. 이동할 때마다 일본어 단어를 외우고, 매일같이 노래 연습을 하며 마침내 일본에서 데뷔를 하게 됐지만 그 시작은 초라했다. 

“캠페인을 하고 있다가 요코하마에서 한 모녀를 마주했는데 한국인인 거예요.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고요. 저는 오디션을 통해서 우수상을 받고 바로 데뷔를 해서 히트곡을 가진 가수라는 것에 대해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단 말이에요. 근데 차가 왔다 갔다 하는 길거리에서 노래하고 있는 장은숙의 모습을 보인 거예요. 정말 솔직히 말씀드려서 창피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에서는 장은숙에 관한 기이한 루머가 돌았다. 한평생 떳떳하게 살아왔던 그녀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장은숙은 더욱 다짐했다. 당당히 일본가요계에서 진정한 노래를 하고 돌아가겠노라고. 

“한국에서 제가 도망자가 돼서 짐 싸가지고 야반도주한 사람처럼 루머가 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일본 야쿠자와 연결되었다는 소문도 돌았고요. 황당한 거죠. 그래도 전 자신이 있었죠. 지금도 저는 자신이 있어요. 일본가요계에 당당히 스카우트 돼서 온 거지 폼 잡으려고 일본에 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 가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본 활동에 매진하면서 성과는 늘어갔지만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장은숙의 어머니는 그렇게 일본에 매여 있는 딸을 한평생 그리워하다 돌아가셨다. 딸에 대한 애착이 강했던 어머니는 일본에서 고생하는 딸이 못마땅했다. 모진 말을 내뱉던 어머니가 미워 장은숙은 연락도 잘 하지 않았다. 그 시절의 기억들은 지금도 그녀의 가슴 속에 깊은 후회로 남아있다. 장은숙이 한국으로 돌아온 건 어머니가 떠나고 나서였다. 

“제가 지금도 가장 아쉬운 건 엄마에게 잘해주지 못했다는 거예요. 멸치 풀어서 된장국 드리면 진짜 감동하시고 거기다가 “소주 한잔 마십시다”고 하면 얼마나 좋아하셨는데요. 제가 너무 많이 못해드렸어요. 외국에서 바로 왔었어야 했는데”

∎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미모와 40년을 이어 온 노래 실력까지,  ‘프로’다운 장은숙의 자기관리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다사다난한 인생을 살아왔던 그녀의 나이가 벌써 60이다. 하지만 장은숙의 실제 나이를 들으면 누구나 깜짝 놀라고 만다. 환갑이라고 믿기지 않는 최강 동안의 미모 때문이다. 그녀의 동안 비결은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생활습관. 자기관리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노력한다. 

특히 그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노래다. 예전 그 장은숙의 목소리와 실력은 지금도 여전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성숙해지고 농후해졌다. 그녀는 산책길에 올라 발성연습을 하고 무대가 있는 날이면 누구보다 철저히 대비를 한다. 노래를 배우고 싶다는 후배 가수에게 적극적으로 조언해주는 선배의 모습까지 갖췄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가 여전히 현역일 수 있는 이유는 이렇듯 느슨함을 보이지 않는 프로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가요무대가 30년이 넘으면서 30년을 넘게 변함없이 계속해서 나와 주신 가수 분들은 그렇게 많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 장은숙 씨는 가요무대 초창기부터 32년이 지난 지금까지 활약이 많아서 가요무대를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는 가수입니다. 노래를 잘하잖아요. 노래를 못하면 가요무대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 KBS 가요무대 진행자 아나운서 김동건  인터뷰 中 -  

∎ 도전하며 지내온 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더. 아직 끝나지 않은 장은숙의 가수 인생  

너무나 바삐 달려온 지난 세월, 결혼도 미처 하지 못했다. 본인은 외롭다고 말하지만 남들은 당당한 그녀에게 결혼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어려운 형편에도 포기하지 않고 가수의 꿈을 이뤄낸 어린 시절의 장은숙, 슬럼프에 지지 않고 일본진출을 감행했던 중년의 장은숙, 이제 그녀는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그녀를 기다리는 일본을 잠시 뒤로 하고 한국에서 더 많은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것. 그 밑바탕에는 장은숙의 꿈과 노래가 있다. 

“저는 눈 감는 순간까지 꿈을 먹고 살다가 갈 것 같아요. 무슨 꿈이냐면 항상 아이돌처럼, 걸그룹의 한 일원이 된 사람처럼 마음을 가지고 무대에 서는 것 같아요. 제가 언제 생을 마감할지는 모르지만 노래가 있기 때문에 저는 할 수 있는 날까지 꿈과 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겁니다.”

가수 장은숙은 어려운 상황들을 질긴 헝그리 정신으로 견뎌냈기에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평생을 노래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가다듬는 그녀에게 천상 가수란 수식어는 아깝지 않다. 그녀의 인생 제3막, 끊임없이 펼쳐나가는 장은숙의 도전 일기를 ‘사람이 좋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24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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