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성 논란을 빚은 초등학생의 동시집 '솔로강아지'가 전량 폐기된다.
[서울=연합통신넷/심종완기자] 초등학생이 학원과 엄마를 소재로 쓴 동시가 잔혹성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출판사는 해당 시가 담긴 동시집을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모 출판사에 따르면 지난 3월30일 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초등학생 A양(10살)의 동시집 '솔로강아지'에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작품이 실렸다.
문제의 시가 포함된 아동 시집 ‘솔로강아지'를 펴낸 출판사는 5일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동시집을 모두 회수하고 전량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판사는 “해당 동시집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해당 동시집 전량을 회수해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독자에게 파급되는 영향력을 더욱 깊이 숙고하면서 신중하게 책을 출간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동시집은 이 출판사 '어린이 우수 작품집 시리즈'의 7번째 책으로, A양이 직접 쓴 작품만으로 구성된 개인 동시집이다.
출판사는 대회 입상 경력도 있는 A양의 작품 전반에 시적 예술성과 작품성이 있다고 보고 동시집 작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 준비 과정에서도 해당 작품이 부적절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A양과 부모님 모두 작품을 꼭 싣고 싶다고 주장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 끝에 출판이 진행됐다"며 "여러 작품 가운데 하나기 때문에 전체 내용 흐름상 허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결과적으로 실수가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이모(10)양이 쓴 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라는 구절을 비롯해 '잔혹 동시'라 할 만한 거친 표현이 많이 담겼다. 또한 이 시가 실린 페이지에는 피가 낭자한 상태로 누운 누군가와 함께 입 주변이 피로 물든 채 앉아 있는 여성의 삽화까지 그려졌다. 이 책의 주 독자층은 초등학생이다.
시의 내용이 알려지자 잔인한 표현의 동시를 쓴 아이와 이를 용인한 학부모·출판사, 그리고 선정적인 삽화를 그린 그림작가가 표적이 돼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가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