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게 좋다고 어물적 넘기기에는 드러난 범죄 의혹과 정황이 너무 크고 구체적이다"
"검증의 첫째 관문은 도덕성..비리·범죄 의혹이 있다면 척결하자는 것이 젊은 정치"
[서울=뉴스프리존]모태은/정현숙 기자=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꾀주머니를 자처하고 나선 가운데, 추후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 18'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와 관련된 여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충분히 받아치고 역효과까지 상대편에게 넘길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만약 우리 당에 들어와 함께 한다면 제가 윤 총장 쪽에 비단 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며 "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면 된다”고 말했다. 윤 전 검찰총장이 유력한 대권후보로 국민의힘에 들어온다면 그를 보호하고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30대 당대표를 내세우며 국민의힘이 개혁을 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중도층도 윤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나쁘게 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젊은 당대표와 함께 손을 잡고 신진 세력을 모아 새로운 계파와 동등한 관계로 대선에 나갈 수 있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정가의 관측이다.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가 힘을 연합한다면, 당원조사에서 표가 분산되지 않아 충분히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준석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들이 남은 기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의 계산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정현숙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한 30대 원외 정치인 이준석 후보의 돌풍이 거세다. 하지만 '청년정치'를 설파하며 공정을 외치던 그가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처와 장모의 비리 의혹을 덮는 '비단주머니 3개가 있다'는 발언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해 여권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구태정치인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라며 국힘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이준석 후보를 정면으로 공개비판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이 가족범죄 의혹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 가족범죄 의혹 스스로 밝혀야>라는 제목으로 “도덕성은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이라며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는 대한민국 역사를 불행하게 만들어왔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지도자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지적했댜.
이어 “윤 전 총장은 정치를 시작하기 전, 가족과 관련된 부인의 비리의혹과 장모의 사기의혹에 대해 밝혀야 한다”라며 “좋은게 좋다고 어물적 넘기기에는 드러난 범죄 의혹과 정황이 너무 크고 구체적이다.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이 의혹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밝히라”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 전 총리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윤석열 친인척 의혹 공세를 덮을 수 있는 복주머니 3개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라며 “제 귀를 의심했다. 젊은 정치를 말하던 청년이 전형적인 구태정치인 공작정치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최순실 복주머니가 박근혜씨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검찰의 면죄 복주머니가 이명박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라며 “이준석 후보는 복주머니를 끼고 앉아 검찰을 수족으로 부리는 당대표가 되고 싶은가"라고 몰아붙였다.
정 전 총리는 "비리, 범죄 의혹이 있다면 척결하자고 말하는 것이 젊은 정치”라며 “젊은 정치인답게 젊고 깨끗한 정치를 하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검증의 첫째 관문은 도덕성으로 무릇 지도자가 되려 한다면 엄중하게 그 관문을 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지난 29일 '매일신문' 유튜브 방송 프레스18에 나와 “여당에서 윤석열 전 총장 부인과 장모에 대해 공격하면 충분히 받아치고 역효과까지 상대 쪽에 넘길 해법이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이 만약 우리 당에 들어와 함께 한다면, 제가 윤 총장 쪽에 비단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 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면 된다"라고 제시했다.
윤 전 총장의 가족 비리를 덮는 묘책 3개가 있다고 이 후보가 호언하며 마치 제갈량이나 된듯 발언하면서 '법치국가에서 범죄자는 처벌을 받는 게 원칙인데 입신양명을 위해 죄를 덮는게 청년정치 이준석의 공정인가?'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보수 야권 일각에서도 교만하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SNS에서 "아직 대표 경선이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자신이 제갈량 되고 금량묘계를 빗대 장모 아내 문제 나오면 ‘해법 달린 비단 주머니 주겠다’라면 주머니 받는 윤석열 기분이 좋겠느냐”라며 "조심해야 한다. 누가 봐도 교만해 보이지 않을까. 지금부터 조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비단주머니 3개 발언에서 과거 박근혜 취임식 행사인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에서 최순실이 ‘오방낭 복주머니’를 쓰도록 지휘해 논란이 됐던 일이 오버랩된다며 과연 ‘박근혜 키즈’다운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이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대선 경선 운영과 관련해서도 도덕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무섭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는 우리 당에 들어와서 경선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다 끌어들일 생각이다. 경선에 20명 나와도 상관 없다. 누구든 들어와 가장 쎈 놈이 대선에 나가 이기면 된다"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 남자에게서 히틀러의 향기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준석의 논리를 보면 사회적 약자나 소수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대변인은 “보수의 급진화는 자칫하면 극우가 된다”라며 “페미니즘과 사회갈등이 최고조에 오를 것인데 전형적인 히틀러의 수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과연 이준석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보고 급진적 혁신을 할 수 있을까”라며 “여차하면 1차 대전 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말기의 사민당처럼 죽도 밥도 아닌 정체불명이 될 수 있다. 빨리 급진적 이슈를 만들어 전환하지 못하면 늙은 정당을 취급받을 것”이라고 민주당의 혁신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