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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미술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아라리오 '숲' 전시..
문화

동시대미술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아라리오 '숲' 전시

편완식 기자 wansikv@gmail.com 입력 2021/05/31 16:30 수정 2021.06.01 14:10
엄태정, 최병소, 노호상, 코헤이나아와 등 국내외 전속작가 14명을 통한 ’미술사적 제시‘
대중문화 이미지로 창작활동 노상호 작가 눈길

 

최병소 '무제'
최병소 '무제'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아라리오갤러리(서울)가 지난 5월 아트바젤 홍콩과 프리즈 뉴욕 OVR에 출품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7월 17일(토)까지 ‘숲 Forêt’이라는 제목의 그룹전을 개최한다.

‘숲’ 전시에는 엄태정, 최병소 등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이 되었던 작가들의 70년대 초기 작업부터, 얼마 전 아라리오갤러리 전속으로 함께 하게 된 80년대생 노상호의 동시대적 감수성을 담은 작품을 비롯, 일본 대표 조각가 코헤이 나아와, 독일 라이프치히 화가 크리스토프 루크헤베를레 등 14명의 작가 작품을 통해 광범위한 현대미술의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김순기 '숲1'
김순기 '숲1'

전시 제목 ‘숲 Forêt’은 전시에 출품되는 김순기의 사진 작업 ‘Forêt’ (에디션 1번은 퐁피두 미술관 소장)에서 차용되었다. 서로 다른 생명체를 품은 숲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서로 의존하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동시대 미술도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이런 모습들을 나름대로 수용하면서 각자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아라리오갤러리와 함께 해온 작가들을 한자리에 서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동안 아라리오갤러리가 추구해온 가치인 ‘실험정신’, ‘미술사적 제시’, ‘새로운 시도’를 해오는 작가에 대한 지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이진주 '보이지 않는'
이진주 '보이지 않는'

전시에는 한국 추상조각 1세대이자 금속조각의 아버지인 엄태정이 1969년 31살의 나이에 새로운 조각을 만들어내겠다는 욕망과 도전으로 작업한 ‘천국의 새’(1969)와 1990년대 사진 조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권오상의 2021년 신작 ‘비스듬히 기대있는 형태 1’(2020-2021), 1975년 대구 현대미술제에 전시되었던 최병소의 개념적 사진 작업 ‘Untitled 9750000-2’(1975-2020), 프랑스의 한 시골 숲을 거닐며 제작된 한국 최초의 여성 미디어 작가 김순기의 1990년대 숲 풍경 사진 ‘Forêt 1’, ‘Forêt 2’(1998-1999) 등이 출품됐다. 

천위쥔 'Asia Map No.180301'

이 밖에도 어머니이자 작가, 여성으로서 가지는 끊임없는 경험 속 작은 순간과 의미에 집중하는 이진주의 작품 ‘보이지 않는’(2019), 한국 어머니들의 인내와 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정강자의 90년대 한복 치마를 추상화한 작품 ‘한복의 모뉴먼트>(1998),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컴퓨터로 작업해 3D프린트로 조각한 코헤이 나와의 ’Ether‘(2021). 브랑쿠지의 무한주에 영감을 받아 작가가 직접 흑단을 깎아 제작한 엄태정의 ’사상의 주‘(1985) 등도 함께 전시장에 펼쳐졌다.

노상호 'The Great Chapbook II'

특히 노상호 작가는 대중문화와 소셜 미디어의 단면을 자신만의 세계관을 통해 풀어내는 작가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인터넷,잡지 등으로부터 접하는 이미지들을 포착하고 수집해 특유의 구성과 색감을 입힌다. 이때 그는 이미지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창작하는 중간자적 태도를 취한다. 그는 매일 일정량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일상 드로잉(daily drawing)’을 하나의 수행으로 삼는다. 먹지를 이용해 초본을 그린 후 그 위에 색채 작업을 속도감 있게 만들어내는 특유의 제작 방식으로 우리가 숨쉬듯 접하는 대중 문화와 범람하는 이미지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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