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강승호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의 수도권 유치 움직임을 두고 영·호남이 한 데 모여 반발하고 나섰다.
영‧호남 9개 시·군으로 구성된 남해안남중권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일 하동군청 소회의실에서 ‘이건희 미술관 남해안남중권 유치와 수도권 건립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문화 양극화로 인한 경제 양극화를 조장하는 수도권 유치 건립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문화 분권과 문화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이건희 미술관은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남해안 남중권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려한 관광자원과 청정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남해안남중권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해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 벨트로 가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기 회장은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서, “정부가 지방의 문화 황폐화를 방치하는 것은 지방의 생명력을 잃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수도권에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에 사는 지역민들만 문화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많은 국민에게 문화 향유권을 폭넓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도시가 적지이며, 남해안 남중권 관광벨트 지역에 들어설 경우 동서화합과 국가균형발전, 전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접근성만을 고려한 이건희 미술관의 수도권 건립은 지역균형 발전계획과 배치되므로 수도권은 배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장·군수들은 “이건희 회장의 철학, 삼성의 도전 정신, 현 정부의 국정 철학에 합치되는 남해안 남중권 지역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의 최적지”라고 입을 모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이건희 미술관 건립 위치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감상할 수 있고, 유치경쟁 과열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수도권 유치 시사 발언을 한 바 있다.
여수에서는 지난 5월 10일 여수의 문화예술인, 정치인, 시민‧사회‧종교단체 등 115개 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이건희 미술관 여수유치위원회’가 출범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는 수도권에 쏠려있는 불균형을 해소하고 남해안지역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1년 여수·순천·광양·고흥·보성 전남 5개 시·군과 진주·사천·남해·하동 경남 4개 시·군 총 9개 시·군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