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모태은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주자인 이준석 후보가 야권의 잠룡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발언을 해 눈 길을 모았다. 6일 대권 잠룡인 윤 전 검찰총장의 처가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검사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사안을 들여다보고 판단을 했다면 나중에 그 결과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에 출연, 윤 전 총장이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해명한 데 대해 "수식어에 가깝기 때문에 지금 섣부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 후보는 다만 "대한민국 검사의 최고 중의 최고라고 하는 분이 만약 문제가 있는 사람을 문제가 없다고 옹호한 것이라면 공사 구분에 대해 정치인의 자질로서 문제로 지적될 수 있지만, 아무리 봐도 지금까지는 전언에 가까운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형사적 잘못이 있다면 입장 표명할 필요가 있겠지만, 직무수행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해 과도한 공격을 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헌법상 만 40세 이상으로 제한된 대통령 후보 출마 자격에 대해서는 "당연히 철폐돼야 할 조항"이라며 "차후에 국민들의 총의를 모아 선거법 개정과 개헌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같이 의논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형기의 50% 이상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가석방 등 다른 절차를 염두에 두는 것을 생각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기업인들에 대한 가석방 조치는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당원명부가 특정 캠프에 유출돼 자신을 비방하는 문자를 보낸 데 사용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면서 "즉시 전파 발신자에 문자 살포 중지 명령을 내려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오늘 당에 공문을 보내 "선거를 방해하고 결과를 왜곡시키려는 일부 불순한 세력들이 당대표 후보자에 대한 비방 문자를 대량살포 함으로써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을 비방하는 유튜브의 영상 주소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당에 제출했다. 이 전 최고위원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수사기관에 즉시 수사의뢰 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런가운데 윤 전 검찰총장에 대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평가가 날로 박해지고 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일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생 검사로 일한 윤 전 총장의 '자질'에 의문을 표시하면서다.
이보다 앞서 김 전위원은 지난 3월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고 했다가 불과 두 달여 만에 "별의 순간은 아무 때나 잡는 게 아니다"라고 태도를 바꾸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 최근 발언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실망이 묻어난다.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박차고 나온 지 석 달이 넘도록 유력 대권주자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그를 '손절'하려는 생각도 있어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잠행과 메시지를 보고 상당한 회의감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문 정서와 정권심판론을 등에 업고 국민의힘이란 기존 플랫폼에 기대 손쉽게 대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킹메이커'로서 자신의 공간이 좁아진 데 따른 서운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4·7 재보선 직후 추진됐던 만남이 윤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연기로 무산되면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6일 SNS에서 "유력 대선주자를 이용해 수렴청정하겠다는 노욕"이라며 "킹을 만들어 킹처럼 되고 싶은 노욕이 본심"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영환 전 의원은 SNS에서 "김 전 위원장 최근 말씀에서 '이솝 우화의 신포도'가 연상된다"라고도 했다.
일부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발언 수위를 높인 시점과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대선 선대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한 시점이 공교롭게 겹치는 데 주목하기도 한다.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돌풍'을 목격하고 윤 전 총장이라는 지렛대 없이도 야권의 자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나경원 후보가 이 후보를 견제하면서 "김 전 위원장과 이 후보가 '위험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각에서 제기한다"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나 후보 주변에서는 이 후보가 유승민 전 의원을 대선 후보로 띄우기 위해 김 전 위원장과 손잡고 윤 전 총장을 쳐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그러나 이 후보는 나 후보를 향해 "받은 글을 보고 정치를 하고 계신 것이거나 받은 글을 꾸준히 만들어서 돌리고 계시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