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현지시각) 오스트리아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기후·환경 등 글로벌 현안,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내년 양국 수교 130주년을 앞두고 한국 대통령으로서 첫 방문이라 매우 뜻깊다”면서 국빈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양국은 전쟁과 분할 점령이라는 공통된 아픈 역사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영토, 부족한 천연자원에도 불구, 제조업을 중심으로 강소국으로 발전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코로나, 기후위기 등 새로운 도전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스트리아 출신인 한국의 초대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 ‘소록도 천사’로 불린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를 언급하며 양국이 수교 13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는 한국에서 가장 소외된 소록도 한센병원에서 헌신하시다가, 편지 한 장 남기고 홀연히 떠나셔서 한국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셨다. 한국에서는 두 간호사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양국은 두터운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발전시켜 왔다”며 “오늘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에 합의하는 만큼 내년 수교 130주년을 맞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은 “수소에 대한 산업적인 연구와 생산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며 양국의 협력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는 수소 연구에 강점을 갖고, 한국은 수소차를 최초로 상용화하고 수출과 보급에서 1위를 보이는 등 수소 활용에 강점을 갖기 때문에, 양국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이 워킹홀리데이를 통한 활발한 청소년 교류를 언급하자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중과세방지협력 제2개정의정서’와 문화·청소년·교육 분야 협정까지 총 4개의 협정이 체결되었다며 “ ‘문화협력협정’을 통해 문화·예술·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상호 이해가 증진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한 마르게 레테 슈람뵉 정보화·경제장관은 “한국에 방문해서 산자부, 중소기업벤처부 장관과 만나 양국의 경제 협력을 논의한 적이 있다”며 “한국 방문 이후 일주일에 한번 한식, 특히 김치를 먹는다”면서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한국은 5G를 비롯해 디지털 분야에서 오스트리아의 롤모델 국가로 디지털 분야뿐 아니라 수소 분야에서 협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안드레아 마이어 문화차관은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비엔나 소년합창단이 자주 한국을 방문해 공연을 하고 있고, 한국-오스트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올해 22차 공연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화, 특히 음악 교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수교 130주년을 맞는 내년에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초청하며 회담을 마무리했다.
[정현숙 기자]=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쿠르츠 총리 주최 환영 오찬에 참석했다. 쇤브룬궁 1층에 위치한 오찬장 '그로세 갈레리에'는 1961년 당시 구소련 흐루시초프 서기장과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단 한 번도 외부 공식행사에 개방된 적이 없다. 그후 오스트리아 국가 행사에 일부 사용됐기는 했으나 이날 대한민국 문 대통령 일행의 오찬을 위해 40년 만에 개방 했다고 한다. ‘그로세 갈레리에’는 높은 창문과 반대편 벽의 크리스털 거울, 천장화와 로코코 양식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장소로, 환영 오찬의 의미를 더 했다. 또한, 쿠르츠 총리는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이례적으로 '동반자'인 수잔네 티어와 함께 참석하는 등 여러 면에서 정성을 다한 최고의 예우를 하였다.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했으며, 한국은 스위스에 이어 오스트리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역대 2번째 국가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도 비엔나 미술사박물관, 비엔나대학 식물원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내조 외교’를 펼쳤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4일 오전 공식환영식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비엔나의 호프부르크궁 발하우스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문 대통령 부부는 경찰 호위를 받으며 차량으로 행사장에 도착, 먼저 와 기다리던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도리스 슈미다우어 여사의 환영을 받았다. 이후 양국 대통령 부부는 호프부르크궁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공식환영식을 모두 마친 후 문 대통령은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연달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4일 저녁 약 2시간 동안, 오스트리아 판 데어 벨렌 대통령 주최의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만찬 장소는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전망’이라는 뜻을 가진 벨베데레궁으로 이름 그대로 궁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궁 안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만찬 후 발코니에서 두 정상 내외의 환담이 이어졌다.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은 발코니에 대해, “2차세계대전 후 오스트리아의 독립선언 장소”라고 소개했다. 이날 김정숙 여사는 한복 차림으로 우리 옷의 단아함과 고유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오후 도리스 슈미다우어 오스트리아 영부인과 빈대학 식물원을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멸종위기식물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여사는 빈대학 식물 연구원들에게 호미를 선물했다. 호미에는 한국 장인의 이름과 연구원 각각의 이름이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김 여사는 "지구의 초록을 돌보는 여러분을 닮은 기구로 아주 오래 전부터 한국의 밭에서 사용한 한국인의 연장이며 아마존에서 절찬리에 판매되는 명품 농기구"라며 "생물 다양성을 위한 두 나라의 연구협력이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립생물자원관이 엄격한 절차를 밟아 기증한 한반도 고유식물 솜다리·산솜다리·제주고사리삼 표본 5점과 솜다리 채색화 1점을 선물했다. 김정숙 여사가 도리스 슈미다우어 오스트리아 영부인과 14일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이 전시된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을 방문했다.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세기 동안 수집해 온 예술 작품들을 전시하기 위해 19세기 말에 개관했다. 고대 이집트 및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1892년 한·오스트리아 수교 직후 고종이 프란츠 오제프 1세 황제에게 선물한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이 전시돼 있다. 투구와 갑옷은 1894년 오스트리아 황실이 미술사박물관에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선왕자의 투구와 갑옷은 내년 양국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을 다시 찾아오는 '우정 전시'도 계획 중이다. 김 여사는 "129년 전 한국에서 보낸 선물을 비엔나에서 마주하니 감회가 깊다"라며 "조선 왕자의 투구와 갑옷이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잘 보존된 것처럼 한·오스트리아 관계도 돈독히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수교 129년 만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쿠르츠 총리는 “한국의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라며 “양국간 교류에서는 인적 교류가 중요한만큼 양국간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한 오스트리아 기자가 “한국은 코로나 팬데믹을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온 나라로 꼽히고, 문호를 개방해두고 있는데도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없는데 오스트리아는 무엇을 배워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선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방역이나 예방접종 등의 문제는 의학∙과학적인 의견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고, 정치가 이것을 좌우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한 뒤 “두 번째로는 국민의 협조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마스크 착용은 국민들이 협조해 주지 않았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5일 오전(현지시각) 판 데어 벨렌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했다. 막스밀리안 하임 수도원 원장은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에는 100여명의 수도사가 매일 기도하고 성서를 읽고 성 베네딕트 회칙을 준수하며 경건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8년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나의 방북 제안을 수락하시면서 한반도 평화의 가교의지를 표명하신바 있다. 아직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그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가톨릭은 고난과 고통의 시기에 인류에게 희망이 되었는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전 인류가 연대와 사랑으로 서로 도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스페인으로 향한 문재인 대통령 비엔나 방문 소회- 비엔나를 떠나며 오스트리아는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을 돌봐주었던 마리안느, 마가렛 두 천사의 고향이며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 슈베르트 같은 우리 국민들이 사랑하는 음악 대가들을 배출한 고전음악의 나라입니다.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29년 되었지만,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했습니다. 양국은 수소산업과 탄소중립, 문화와 청소년 교류에 대한 긴밀한 협력관계를 수립했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습니다. 오스트리아로서는 같은 중립국인 스위스 다음으로 두 번째 맺는 관계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우리의 상용화 능력이 만나 두 나라 모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성의를 다해 우리 대표단을 맞아주신 판 데어 발렌 대통령과 쿠르츠 총리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스트리아의 힘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에 더해, 분단의 위기를 극복한 중립국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지만 좌우를 포괄한 성공적인 연립정부 구성으로 승전국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후 10년의 분할 통치 끝에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뤘습니다. 지금도 이념을 초월한 대연정으로 안정적인 정치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힘으로 오스트리아는 비엔나에 위치한 수많은 국제기구와 함께 세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외교 현장에서 느낍니다. 경제에서도, 코로나 극복에서도, 문화예술에서도,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세계에서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우리는 선도국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 세계사에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충분한 자격이 있고 해낼 능력이 있습니다. 다뉴브강이 낳은 오스트리아의 정치와 과학, 인문과 예술의 성취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한강이 이룬 기적의 역사 역시 이에 못지않습니다. 비엔나를 떠나 마드리드로 향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을 때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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