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시행 3개월이 지남에 따라 시장에서 은행 중심인 금융지주회사보다 투자회사 중심의 금융계열사 구조가 금융소비자보호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이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금소법은 지난 3월 25일 시행됐으며, 주 내용은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 금융회사 소비자보호 책임 증대, 사전규제 및 사후구제 실효성 강화다.

구체적으로 ▲금융소비자에게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제공 ▲금융회사의 소 제기를 통한 분쟁조정제도 무력화 방지 ▲금융분쟁조정 소송에 대한 소비자 부담 감소 ▲금융회사에 대한 사전규제 및 제재수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판매 프로세스와 운용 역량 강화로 책임 있는 판매와 운용을 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소법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금융그룹은 6월 16일,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통해 금소법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선언이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선언식에서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다. 이를 위해 판매할 금융상품 선정을 외부 기관에 맡기고 전적으로 따를 것"이라며 "계열 운용사 펀드도 예외 없이 제3기관에 맡겨 선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은 독립적인 외부 상품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고객에게 판매해도 좋은 상품과 추천하면 안 될 상품을 선별함으로써 고객 자산을 증대하고 신뢰를 얻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참고로 미래에셋그룹은 1차 정량평가, 2차 정성평가를 거쳐 적격 등급 이상 펀드만 판매하기로 선언했는데, 현재 판매 중인 계열사 공모펀드 396개 중 기준을 충족한 펀드는 약 3분의 1인 111개다. 그룹 입장에서는 정면돌파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서유석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판매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비중은 30% 안팎"이라며 "강화된 상품 심사 기준에 따라 우리 상품이 탈락할 수도 있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운용 경쟁력을 높이는게 장기적으로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이다. 진정성과 책임감 있는 경영으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손해까지 감수할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에셋그룹이 금융소비자보호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은 금융계열사 구조여서 계열사 간 관여가 어려워 각 계열사들의 투명한 경영관리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룹 박현주 회장도 고객동맹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지속적으로 주창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