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국산 약물 점유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산 신약인 이노엔의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인 '케이캡'(테고프라잔)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일본계 제약사들의 약물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업계에 따르면 2019~2020년 원외처방액(유비스트 집계) 1~10위 제품 현황을 보면 2019년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이 417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 361억 원),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 32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케이캡정은 4위(298억 원)에 올랐는데, 2019년 3월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었다.
이같은 실적을 2020년과 비교해 보면 한 해 동안 국산 약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우선 케이캡정은 2020년에 725억 원을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다. 처방액 기준으로 약 무려 143.4%가 늘었다. 약 2.5배 증가한 것이다.
에소메졸은 2위에서 3위로 하락했지만, 처방액은 406억 원으로 12.3% 증가했다. 놀텍은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하락했지만 352억 원으로 7.9% 증가했다. 케이캡의 처방액 증가로 순위가 뒤바뀌었지만, 제품 자체는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는 14.2% 증가한 처방액 202억 원을 기록하며 8위에서 6위로 올랐고, 보령제약 '스토가'(라푸티딘)도 31.5% 증가한 처방액 196억 원을 기록하며 9위에서 7위로 올랐다. 일동제약 '라비에트'(라베프라졸)도 10.9% 오른 처방액 160억 원을 기록하며 10위에서 8위로 자리바꿈했다. 각각 2계단씩 오른 것이다.
반면 다국적사 제품들은 순위가 하락하며 체면을 구겼다. 우선 넥시움은 2020년 446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7.1% 올랐지만, 순위는 1위를 빼앗기고 2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일본계 제약사 약물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다케다제약의 '란스톤LFDT'(란소프라졸)는 5위라는 자리는 지켰지만, 처방액이 3.1% 감소한 287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회사의 '덱실란트DR'(덱스란소프라졸)은 처방액이 무려 15.3% 감소하며 7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오츠카제약의 '무코스타'(레바미피드) 역시 5.5% 줄어든 173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6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P-CAB제제인 케이캡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제제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 국산 PPI제제들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오르고, 유력 제품들이 제네릭(복제약) 제품들에 치이면서 매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