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업황이 좋아지면서 철강재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가격도 오르자 포스코(POSCO)의 2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년 동기 공장 가동률이 77%까지 떨어졌지만 공장을 최대로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의 호황이 이뤄지는 덕분이다.
주요 8개 증권사의 전망을 보면 대부분 2조 원 대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전망한 미래에셋증권은 올 2분기 포스코가 최대 2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키움증권은 2조 850억 원, 현대차증권은 2조 160억 원, NH투자증권은 1조 9372억 원, 메리츠증권은 1조 6460억 원을 전망했다.
이번 영업이익 전망치는 포스코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서 포스코의 최대 실적은 2011년 2분기(영업이익 1조 7000억원)이었다. 포스코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조5524억원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의 1분기 실적 중 가장 좋은 것이다.
이같은 호실적은 백신접종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의 철강 수요가 급증한데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행진을 했지만, 철강 제품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수익성도 개선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재 가격이 영업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포스코는 다음달 주문 투입분 실수요 및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10만 원 올리기로 결정했으며, 자동차용 강판 가격도 4년 만에 톤당 5만 원 인상했다. 열연강판 유통 가격 인상은 6개월 연속이다.
이같은 가격인상은 철광석 가격 인상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CFR) 철광석 가격은 5월 말 기준 190달러로 하락했었으나, 지난달 16일 기준 톤당 214.08달러까지 올랐다. 1분기 때는 원가 상승분을 모두 반영하지 못했다면, 2분기에는 대부분 제품에 반영됐다는 점이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재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중국산 열연강판 수출 오퍼가격은 7월 선적분 기준 톤당 1100달러까지 급등했으며, 유럽과 미국 열연강판 가격은 무려 톤당 1500달러를 뛰어 넘었다.
중국 원자재 시장 개입도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원자재 가격 개입이 본격화된 지난 5월 12일 이후 중국에서 내수 철강 가격은 열연강판이 19.6% 떨어졌으며, 냉연, 후판, 철근 가격도 각각 15.8%, 19.1%, 21.3%씩 하락했지만, 철광석 가격은 6.7% 하락에 그친 바 있다.
NH투자증권 변종만 연구원은 "이익 증가는 철강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 2분기 탄소강 ASP(평균판매단가)는 88만 2000원으로 전분기 대비 12만 원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3분기 연결영업이익은 1조 7945억 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철강 가격은 높은 철광석 가격, 가을 계절적 수요기 도래,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환경에 기반해 반등할 전망"이라며 "반등의 폭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 강도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3분기에는 이같은 수준의 실적을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생산 증가로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문경원 연구원은 "최근 1년간의 상승은 중국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소비재 수요 증가 때문이지만 점차 수요 둔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요 감소 및 공급 정상화로 높은 재고 수준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상반기 대비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