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크게 업적이 들어난 명의(名醫)는 누구누구가 있을까요? 그것은 아무래도 〈사기(史記)〉에 전기가 실려 있는 중국 주대(周代)의 명의 편작(扁鵲 : 연대미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타(華佗 : 145년~208년)입니다. 중국 후한 말의 의사이지요. 화타(華佗/華陀)는 ‘선생’이라는 뜻의 존칭을 붙여 부르던 것이 이름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 허준(許浚 :1539~1615)이 단연 으뜸이지요. <동의보감>으로 유명한 조선중기의 명의입니다. 서자(庶子)로 태어나 중인이나 서얼(庶孽)의 업으로 되어 있던 의학의 길을 택하여, 이미 20대에 뛰어난 의술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30세에 어의(御醫)로 선임되었고, 동양 최대의 의서라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찬집에 노력하여 1610년(광해군 2)에 이를 펴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왕이 의주까지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 허준은 선조의 건강을 돌보았습니다. 이때의 공로로 뒷날 공신의 반열에 올라 정1품까지 승급했지요.
그렇다면 현대의 명의는 과연 누구일까요? 그분은 아무래도 서울 종로5가의 ‘보화당 한의원’에서 근무하는 제산(濟山) 손흥도(70) 원장을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화당 한의원’은 우리 원불교에서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한의원입니다. 그리고 손 원장님은 저와도 친분이 있고 제가 존경하는 한의학자이십니다.
제산님은 40년째 사람들의 몸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입니다. 원광대 한의과대학장도 역임하셨습니다. 손 원장님이 <원불교 레겐스부르크교당>에 초청받아 갔을 때, 독일 의사들에게 강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났을 때 갑작스런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독일인 의사가 “제 환자를 좀 봐 달라. 3년째 치료 중이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다”며 한 독일인 여성을 데리고 왔습니다.
손목 골절로 3년째 왼손이 마비된 주부였습니다. 독일 의사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었지요. 손 원장은 마비된 왼쪽 손목이 아니라 오른쪽 손목에만 침을 다섯 개 꽂았습니다. 침에다 자극을 주며 5분이 지났습니다. 환자의 손가락이 ‘꿈틀’했습니다. 잠시 후에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자유롭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성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이후 레겐스부르크 의대 에서는 손 원장을 ‘신의 손’ 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침술의 달인이기도 하지요. 그 손흥도 원장에게 중앙일보 백승호 기자가 물었습니다.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의 이치’를 물은 것입니다.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간다”고 말했습니다.
질의 : 한의학에서 보는 사람의 몸은 무엇인가? 응답 : “한 마디로 ‘생명체’ 다. 생명체는 정(精)-기(氣)-신(神) 세 가지로 돼 있다. ‘정(精)’은 몸뚱이, ‘신(神)’은 마음(정신)이다.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생명체가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삼보(三寶)’ 라고 불렀다.”
질의 : 기(氣)가 정확하게 뭔가? 응답 : “호흡이다. 숨 쉬는 거다. ‘기’가 막히면 병이고 기가 나가 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며, 정신은 귀신이 된다. 그래서 기의 작용이 무척 중요하다.” 질의 : 건강하다는 건 무엇을 뜻하나? 응답 :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마음이 편안한가. 세 가지다.
첫째는 호흡이다.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 음식을 먹은 만큼 잘 배설해야 한다. 셋째, 마음이 긴장한 만큼 다시 이완이 돼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긴장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 지나친 욕심, 심한 스트레스 등이 계속 이어지면 병이 된다. 이완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운동도 한 방법이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도 좋다. 가장 높은 수준이 명상이나 참선이다.” 질의 : 긴장을 이완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 응답 : “사람은 소우주다. 긴장한 채 나를 잡고 있으면 소우주에 머문다. 그런데 긴장을 풀면서 나를 놓으면 대우주와 합 해 진다. 그런 순간 저절로 충전이 된다. 그래서 긴장한 만큼 꼭 이완을 해줘야 한다.”
손 원장은 “인체는 참 신비롭다. 비우면 채워지고, 채우면 비워진다.”고 말했다. 사람 몸에는 오장육부가 있다고 했다. 오장(간-심장-폐-비장-신장)은 음(陰)의 장부인데 가득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 반면 육부(담낭-소장-위장-대장-방광-삼초)는 양(陽)의 장부로서 비워 내야 편안하다고 했다. “채워져 있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 가령 위장이 차 있으면 식 체가 되고, 대장에 멈춰있으면 변비가 되고, 담낭에 머무르면 담석증이 된다.
그래서 오장이 채워지면 육부가 비워지고, 육부를 비워내면 그 힘으로 오장이 채워진다.” 질의 : 그럼 몸이 막히는 건 어떻게 아나? 응답 : “몸이 나에게 말을 해준다. 그런 인체의 언어가 ‘통증’이다. ‘통즉불통(通卽不痛)!’ 기혈(氣穴)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몸은 어딘가 막히면 통증으로 말한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마비가 온다. 마비도 몸의 언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몸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똑 같더라. 막히면 통증이 오고, 그래도 안 풀리면 마비가 온다.” 질의 : 요즘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는 다이어트다. 거기에도 이치가 있는가? 응답 : “물론이다. 밤에 먹지 말아야 한다. 자연의 원리를 보라. 오전 5시부터 7시까지는 내 생명의 기운이 대장으로 간다.
질의 : 40년째 사람의 몸을 치료하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건강법 하나를 소개 한다면. 응답 :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다가도 하루에 세 차례 항문을 조여 주라. 바른 자세로 앉아서 괄약근을 수축하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그 자리가 ‘단전(丹田)’이다. -후략-
어떻습니까? 제산 손흥도 원장님은 가히 현대의 명의 ‘신의 손’으로 추앙 받을 만하지요? 우리 이 손 원장님의 말씀대로 단전을 단련하여 건강을 챙기시면 어떨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7월 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