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대웅제약이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두고 벌였던싸움을 일단락 지은 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현재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전 세계 55개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약 80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 유럽 출시도 앞두고 있다.
나보타는 중국 시장 진출 역시 순조롭게 준비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연내 완료하고 NDA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조절하는 최신 기전의 약물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도 함께 진출을 진행 중이다.
미용 시장 외에 치료 시장도 진출 준비 중이다. 미국, 유럽, 캐나다에서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 주요 적응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온바이오파마가 적응증을 개발 중인 만성편두통은 업계 시장 전망치(Evaluate Pharma) 기준 2026년 엘러간의 보톡스 매출액만 12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보툴리눔 톡신의 치료 시장과 관련 국내에서는 탈모 치료 관련 연구도 진행중이다. 관련 연구자 임상결과는 SCI급 저널인 미국피부과학회지(JAAD) 2020년 12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 7일과 21일에는 '대웅 에스테틱 아카데미'를 웨비나를 열고, 탈모 치료 사례도 공개할 계획이다.
임상 진행을 맡은 박병철 단국대 의대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남성형 탈모 혼자 탈모 부위에 약 20군데 시술 범위를 설정한 후 나보타를 4주 간격으로 총 6회 투여했한 결과, 치료 전에 비해 24주차에 모발 개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연구자 육안 평가에서도 탈모가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행보를 보여주자 회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대웅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유안타증권 서미화 연구원은 "나보타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올해 나보타 실적 추정치를 318억원에서 709억원으로 상향했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소송 비용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올해 실적은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며 2022년부터는 신약 출시 및 로열티 지급 감소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메디톡스와의) 합의로 250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게 됐고,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국내외 4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황이 개선될 뿐 아니라 고마진의 신약 출시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하반기 제약∙바이오 유망주 중 하나로 대웅제약을 꼽았다.
한편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대립은 미국 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 21개월간 나보타의 미국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면서 본격화 됐었다.
이어 메디톡스는 지난달 대웅제약과 이온바이오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톡신 개발 중단 및 이익환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왔다. 대웅제약과 이온바이오가 ITC 판결을 무시하고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달, 대웅제약은 이온바이오파마가 메디톡스와 합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메디톡스는 캘리포니아에서 이온바이오에 대해 제기한 영업비밀 도용 관련 청구와 ITC 판결과 관련된 소송도 철회하기로 했다. 이온바이오는 미국, 유럽, 캐나다 등에서 나보타를 치료용 목적으로 허가, 수입, 판매하는 권리를 가진 독점 파트너사다.
대신 이온바이오는 메디톡스에 15년간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순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현재 발행된 주식 중 20%인 보통주 2668만 511주를 메디톡스에 액면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 2월에는 메디톡스가 주보의 미용 목적 판권을 가진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합의한 바 있다.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파트너사인 엘러간과 3자 합의계약을 맺고, 합의금과 로열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나보타 판매를 재개했다.
이 계약은 대웅제약이 당사자는 아니지만, 일단 미국에서의 나보타 판매와 관련된 걸림돌은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앞둔 이온바이오파마는 소송 리스크를 제거하고 투자를 받아 기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합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두 건의 합의로 인해 미국 내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유통권을 보유한 두 회사와의 분쟁이 모두 해결됐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미용 분야에 이어 치료영역 시장까지 모든 법적인 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됐다"며 "나보타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한층 더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