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강승호 기자= 지난 6일, 여수시에 290㎜의 장맛비가 내린 가운데 CJ대한통운택배 여수터미널의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다.
사고 현장을 둘러 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은 “마침 배송을 위해 차량이 출발하고 난 후 사고가 발생해서 망정이지, 차량이 있었으면 어쩔 뻔 했냐”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문제는 붕괴된 구간이 CJ대한통운택배가 택배차량의 접안 수를 늘리기 위해 불법적으로 확장한 구간이라는 것이다. 택배차량을 접안하는 일부 구간이 무너져 내리고, 나머지 구간은 전체적으로 1m 정도 꺼져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여수지회(이하 여수지회)는 “CJ대한통운택배 여수터미널은 소속 택배기사가 125명이지만, 57대 차량만 접안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인 탓에 기사들이 2~3회 순환 배송을 할 수 밖에 없다”며 “택배기사들의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수터미널을 확장 이전해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여수지회는 “이번 사고를 통해 CJ대한통운 측이 차일피일 미루던 여수터미널 확장 이전의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다”며 “비단 장소의 협소함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의 불가피 뿐 아니라, 사측의 부실한 불법 확장공사로 인해 언제든지 택배 노동자들이 생명의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수지회는 “자칫 중대 재해가 발생할 뻔했던 회사 측의 부실-불법확장 공사에 대해 경찰은 즉각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하며 행정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수지회는 올해 1월 노동조합 결성 당시부터 여수터미널의 확장 이전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계획 중이라는 대답만 할 뿐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고, 이에 대응해 노조원들이 11시에 출차 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사고는 11시에 조합원들이 출차하고 난 후 바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