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국내 전자 분야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삼성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재 덕에, LG는 주력 사업인 생활 가전을 앞세워 사업 재편의 효과를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12조 5000억 원의 2021년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3.65% 감소, 영업이익은 33.26%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4%, 영업이익은 53.37% 증가했다.
전반기 누계 실적은 매출 128조 3900억 원, 영업이익 21조 8800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56%, 49.97% 올랐다.
잠정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예상치다.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이른바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 원) 이후 11분기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당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5월까지는 10조 원 초반대였다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라 상향 조정되며 11조 원 초중반대로 형성됐다. 그러나 결과는 이를 뛰어 넘은 12조 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결과는 1분기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이 업황 개선과 미국 오스틴 공장 재가동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낸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7조 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모바일(IM) 부문은 인도·동남아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소 부진했으나 영업이익 3조원 내외를 거두며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이 1조 2000억 원이었던 1분기보다는 다소 부진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노무라증권 정창원 한국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만 3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추가될 수 있다"며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등 일회성 비용도 줄면서 빠른 이익 증가와 함께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전 사업부문에서 소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분기 대비 10% 오른 13조 8000억 원,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분기 대비 4% 오른 14조 3000억 원으로 지속적인 영업이익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하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질문은 7월 7일부터 7월 2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전까지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LG전자는 같은 날, 올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17조 1101억 원, 영업이익 1조 112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8.4%, 65.5% 증가했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가운데 최대다.
앞서 LG전자가 이달 말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올 2분기 실적발표부터 MC사업본부 실적은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된다. 이번 2분기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4조 9225억 원, 2조 8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3%, 46.3%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은 생활가전(H&A)과 TV를 담당하는 HE 부문의 성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생활가전 매출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6조 원대 중반, 영업이익은 7000억 원 중후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HE 부문 전체는 매출은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선전에 힘입어 2016년 이후 5년 만에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20% 가량 늘어난 2500억 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전장사업(VS) 본부는 2분기 매출이 1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흑자 전환 시점은 하반기는 되야 할 것으로 짐작된다.
대신증권은 "모바일 사업 중단 이후에 가전과 TV에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이 창출되고, 전장도 하반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며 "연간 매출 73조 원, 영업이익은 4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