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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공직자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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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공직자의 마음가짐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1/07/08 01:40 수정 2021.07.14 16:43

내년 봄이면 한동안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과 지역 행정을 담당할 각 단위의 단체장들을 함께 뽑는 선거가 치러집니다. 그 때문에 벌써부터 온 나라가 시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선거에서 선택받기 위해 뛰는 후보들에게 ‘사양지심(辭讓之心)’을 요구하는 것은 애당초 성립할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후보들은 각자 주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부각해야 하고, 또 주권자의 잘못된 판단을 방지하기 위해 상대방의 문제점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금도(襟度)를 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선거 때마다 더 훌륭한 대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차악(遮惡)의 대표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슬픈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 힘으로부터 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준석 국민의 힘 신임 당 대표의 선출도 그렇지만, 이번 국민의 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 결승이 지난 7월 6일 확정 되었습니다. 148대 1의 ‘배틀’ 끝에 4명의 결선 주자 중, 1~2위는 당 대변인으로, 3~4위는 당 상근부대변인으로 내정돼 6개월간 활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민의 힘 당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국민의 힘 예비출마자들에게 ‘공천 자격시험’을 공약으로 꺼내들었습니다. 자료 해석, 독해·표현, 컴퓨터 활용 등, 당에서 제시하는 시험을 통과한 사람에게만 공천을 주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자격시험을 치르지 않은 후보들에게는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변함없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후보자로서는 난데없이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지요. 얼마나 신선한 충격인지요? 그 공직자의 마음가짐을 옛날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 : 1342~1398)은 조선왕조의 건국을 주도하고, 새로운 나라의 철학과 제도 등, 조선운영의 초석을 놓은 분입니다. 삼봉은 경복궁(景福宮)의 이름은 물론 그 부속 전각들의 이름도 지었습니다.

그는 ‘근정전(勤政殿)’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글에서 “천하의 모든 일이 부지런하면 다스려지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망가지는 것은 필연의 이치” “사소한 일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정사(政事)와 같은 큰일이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일의 성질이 이와 같기 때문에 공직을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공(公)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에서 “일을 할 때는 공경(恭敬)할 것을 생각하라”[事思敬] 또는 “일을 집행할 때는 공경하라”[執事敬]고 했습니다. ‘공경’은 두려움이 수반된 긴장감과 실수하지 않으려는 신중함이 어우러진 태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공직을 수행하는 나의 행위가 초래할 무거운 결과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이러한 공경의 태도로 일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선거에도 금도가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는 국록을 먹는 공무원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공직자의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 조건을 알아볼까요?

첫째,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정신자세입니다.

사라사욕(私利私慾)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책무를 가진 공직자입니다. 그러므로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중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무아봉공의 정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 진실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벌써 우리는 선진국대열에 들어섰습니다. 진실한 사람은 거짓 없고, 꾸밈없으며, 허장성세가 없이 실다운 힘을 갖춘 사람입니다. 때를 따라 기국(器局)대로 발천(發闡)이 되어 세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오직 진실한 사람이어야만 세상에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셋째, 잘 화(和)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잘 화하는 사람은 너그럽고 덕기가 있어서 남과 잘 화동해서 매사에 성공을 이루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넷째, 공익 심(公益心)이 강한 사람입니다.

공익심이 많은 사람은 알뜰하고 부지런하여 어느 모로나 대중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서려 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모든 지위와 권리가 돌아오는 사람인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어찌 공직자의 기준이 이 네 가지에 그치겠습니까? 하지만 최소한 이 네 가지 조건만이라도 충족시킨다면 우리나라는 정말 어변성룡(魚變成龍)의 초 일류국가가 될 것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참으로 밝은 세상입니다. 대중과 국민을 속이고 해할 수 없는 세상이지요.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 시도지사, 군수, 각 지자체 의원 등, 공직에 나서려는 사람은 참으로 당당하고 떳떳한 공직자의 심법과 역량을 갖추지 않고서는 감히 국민 앞에 똑바로 설 수가 없을 것입니다.

『사기(史記)』에 계포일락(季布一諾)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계포가 한 번 약속한 것은 끝까지 지킨다.’는 뜻이지요. 계포는 약한 자를 돕고 의로운 행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우리 공직자도 누구나 자신이 한 공약은 반드시 지키는 신의(信義) 있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921년, 원기 106년 7월 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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