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잡는 지혜
작년 겨울 촛불집회에 이어 치열한 대선을 거쳐 마침내 천하를 얻은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섯 분의 대통령 후보 가운데 왜 문제인 대통령이 승리했을까요? 그것은 아무래도 국민의 마음을 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옛날, 모래알 같던 몽골 인들을 단단한 바위로 만든 칭기즈칸(1115?~1227) 리더십의 비밀이 있습니다. 그 비밀을 알면 우리도 사람의 마음을 얻어 각자의 서원(誓願)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살펴봅니다.
징기스칸은 자신을 따르는 몽골 유목민들에게 서로 믿고 신뢰하는 관계가 회복되어야 하며, 믿음과 신뢰를 잃어버린 자는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그 본보기로 믿음과 신뢰를 지킨 자는 적군일지라도 포상했으며, 믿음과 신뢰를 저버린 자는 아군일지라도 반드시 징벌했습니다.
실제로 징기스칸은 자신을 낮출 줄 알았습니다. 전쟁터에서는 병사들과 똑같이 식사하고, 같은 모포를 덮고 이슬을 맞으며 생사고락을 함께했습니다.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켰고, 병사들과 백성들에게 ‘대칸’의 칭호가 아닌 ‘테무진’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했습니다. 또 순박하고 정직한 하층 유목민들을 통해 인간의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깨닫고 감격했습니다. 마침내 가식 없고 진정성 있는 그의 리더십은 유목민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테무진의 진솔하고 겸손한 태도는 이내 몽골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타이치오드족의 예속민들은 테무진이 하층 유목민들에게 자신의 가죽옷과 말을 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테무진은 자기 옷을 다른 사람들에게 입히고, 자신의 말에 다른 사람들을 태웠다. 테무진이야말로 백성과 나라를 안정시킬 사람”이라고 자기들끼리 수군댔습니다. 심지어 테무진은 하늘이 선택한 사람이라는 말도 퍼져나갔습니다.
테무진의 이 같은 개혁은 초원의 승냥이처럼 서로 으르렁거리던 몽골 사람들을 순한 양처럼 변화시켰습니다.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믿음을 회복했고, 자신보다는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래알같이 흩어졌던 몽골 사람들이 마침내 단단한 바위처럼 하나로 뭉치게 된 것이지요.
비록 테무진이 난세의 영웅으로 태어났지만, 그는 누구보다 사람이 사는 도리를 알았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마음은 그 사람의 내면적인 삶 전체를 대변하는 하나의 단어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그 사람의 정서와 정신 그리고 행동과 양심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인간관계야 말로 가장 위대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잡는 10가지 법’이 있습니다.
첫째, 배려(配慮)입니다.
상대방의 주변을 살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입니다.
둘째, 겸손(謙遜)입니다.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겸손함과 동지에게 자신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접근금지 푯말을 없애는 것이지요.
셋째, 조금 바보 같이 사는 것입니다.
외톨이 현자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바보로 사는 것이 낫습니다. 때로는 자신의 무지로 바보소리를 들을 지라도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분별력을 잃지 않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넷째, 양보와 희생입니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손톱만큼이라도 자신이 먼저 양보하는 희생정신이 필요합니다. 조직과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 이 한 몸 바쳐 맨발로 뛰는 것입니다.
다섯째, 보시(布施)입니다.
무조건 베푸는 것입니다. 보시는 정신 육신 물질로 세 가지로 하는 것입니다. 땀 흘려 번 정재(淨財)로, 건강한 육신으로, 아니면 깨끗한 마음으로라도 빌어주는 것입니다.
여섯째, 중도(中道)입니다.
타협을 모르는 고집쟁이들하고는 상종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고집이란 그 사람 정신의 굳은살에 불과합니다. 중도가 도입니다. 자기의 주장만 고집스럽게 펴고 상대방과 교제할 줄 모르는 인간은 아주 피해버리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곱째, 경청(傾聽)입니다.
반감을 표시 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해행위와도 같습니다. 먼저 경청하는 자세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 합니다.
여덟째, 온화(溫和)한 마음과 표정을 짓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냉정하게 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뚝뚝한 표정도 안 좋지만 냉소적이고 비인간적인 표현은 사람들이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온화한 표정이 화안시(和顔施)입니다.
아홉째, 예의(禮義)를 지키는 것입니다.
허물없는 친구를 만날 때에도 꼭 예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지나친 호의보다는 일반적인 예의를 갖추어 존중의 의미를 표시하라는 뜻이지요.
열째, 위엄(威嚴)을 세우는 것입니다.
권위는 권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덕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이 속해 있는 분야에서 인정받는 자가 되어야 하지요. 위엄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자중하고 노력하며 남을 시기 질투해서도 안 됩니다.
어떻습니까?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천하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음에 발원(發願)이 없고 향상코자 노력함이 없는 이는 곡 살았으나 죽은 사람이나 마찬 가지입니다. 무술년 새 해에는 이 열 가지 ‘사람의 마음을 잡는 지혜’로 우리도 천하를 얻어 봄이 어떨 런지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12월 29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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