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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뗀 'SK에코플랜트', "영리한 '행보'"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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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뗀 'SK에코플랜트', "영리한 '행보'" 분석 나오는 이유

이현수 기자 windfly@naver.com 입력 2021/07/09 09:53 수정 2021.07.09 09:57
사명 변경 직후 환경 관련 기업 4개 인수 … 이후 친환경 소각로 개발도
알고보면 사명 변경 전에도 주택 비중 30% 이하 … '플랜트' 분야 강조 효과

[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친환경'이 강조되는 시대에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에코플랜트'를 이름에 추가한 'SK에코플랜트'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SK건설 시절부터 플랜트에 강점이 있었던 회사인 만큼 이미지 변경은 '영리한 행보' 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에코플랜트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홍보 동영상 화면 캡처 /ⓒSK에코플랜트

SK건설은 지난 5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에코플랜트는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에, 심는다는 의미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 측은 이어 24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을 통해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삼고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안재현 사장은 "새로운 사명과 함께 앞으로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들을 진정성 있게 심어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연결 리더십을 발휘해 ESG를 선도하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임팩트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에 출연한 SK에코플랜트 안재현 사장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사내 인트라넷에 올라온 '딥 체인지 스토리' 영상에 출연한 SK에코플랜트 안재현 사장 /ⓒSK에코플랜트

발표 후 SK에코플랜트의 행보를 보면 확실한 친환경 그룹으로의 길을 걷는 듯 하다. 다음 달인 6월 3일에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DDS) 등 4개 환경 관련 기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다. 약 4000여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각 기업의 주식 전량(지분율 100%)을 인수해 완전한 자회사로 영입한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앵커(Anchor)로 활용해 볼트온(Bolt-on, 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에 따라 충청권 폐기물 소각 처리기업 4곳을 인수한 바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수처리뿐 아니라 하루 876톤(의료폐기물 제외)의 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는 등 환경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한층 더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6월 9일에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4.2MW 규모의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발전소는 높은 수준의 발전효율을 갖추고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블룸에너지(Bloom Energy)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에 SK에코플랜트가 개발한 열 회수 모듈을 탑재했다.

이 모듈을 통해 연료전지에서 배출되는 열을 회수해 100℃ 이상의 중온수를 공급, 기존 전력생산 효율은 유지하면서, 추가로 열 공급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SK에코플랜트 측의 설명이다.

최근인 7월 8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와 폐기물 소각로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키는 친환경 '소각로 AI(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를 지난 4월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해 테스트를 거쳐 오는 9월 자회사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에 실제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소각로 시설은 사람의 물리적 경험에 의존해 운용이 이뤄져 오염물질 배출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개발 중인 AI 솔루션은 CCTV, 센서, 논리제어장치(PLC)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이 분석하고 예측해 최적의 소각로 운영방법을 운전자에게 안내하는 기능을 탑재한다.

이를 통해 소각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과 일산화탄소(CO)를 각각 연평균 2톤씩 저감 시킬 수 있을 것으로 SK에코플랜트 측은 예상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측이 사명 변경 이후 보인 행보는 어느 정도 예측된 것이다. 앞서 사명 변경 직후 공개한 영상에서 사측은 소각·매립분야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선도하고, 볼트온(Bolt-on) 전략에 따라 기술혁신기업 M&A와 산업단지 신규 개발 등을 검하며, 친환경 기술에 AI, DT(Digital Transformation)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수소연료전지 사업, RE100 사업, 해상풍력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가속화하고 그룹의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등의 발전 방향을 이미 제시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소각시설 전경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소각시설 전경 /ⓒSK에코플랜트

다만, 사명 변경 전에도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라는 정체성 보다는 친환경 기업으로의 행보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만큼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평가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지난해 EMC홀딩스의 인수를 비롯해 다른 건설사와 달리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던 점 등이 이같은 평가의 근거다. 대신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게 차지해 왔다. 따라서 플랜트 분야에서의 강점을 살리고, 플랜트 분야에서 중요성이 강조되는 '에코'를 특화 시키는 것이 사명 변경의 이유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SK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긴 적이 없다. 가장 높았던 2018년도 28.6%였다. 참고로 대형 건설사는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 50%를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의 사명 변경 및 행보는 주택 보다는 플랜트에 강점을 가진 회사의 특성을 살리고, 강조하기 위한 '영리한' 행보로 보인다"며 "ESG가 전체 경제의 메인스트림이 돼 가는 최근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결정일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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