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뉴스프리존] 하동길기자= “코로나 확진을 받고, 의욕이 없어지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마음 건강 상담을 통해 마음이 많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퇴원 이후 후유증은 없는지 간호사·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누군가 나를 아직 기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감사했어요.”
충남도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 확진자 마음까지 치유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확진자의 마음 건강을 위한 서비스를 실시, 우울감과 불면증, ‘자살생각’ 등을 크게 덜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업 성과를 인정받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4일 도에 따르면, 감염병 전담병원인 충청남도 서산의료원(원장 김영완)은 확진자 심리 지원과 트라우마 예방,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9월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입원환자 마음 건강 돌봄 사업’을 실시 중이다.
이번 사업은 확진자가 입원하면 코로나19 증상 진료와 동시에 마음 건강검진을 실시, 고위험군을 분류한 뒤 동의자에 한해 심층 상담 및 치료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사례 관리 서비스 동의 환자에게는 퇴원 이후에도 코로나19 증상 모니터링과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서산의료원은 내과 전문의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료)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6명으로 ‘책임의료팀(다학제팀)’을 꾸렸다.
사업 추진 결과는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서비스 제공에 동의한 203명(코로나19 입원환자 307명·사업 대상 245명) 중 사후 검사까지 마친 79명을 분석한 결과, 마음 건강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
입원 초 ‘경도 우울증’을 보인 환자 72.2%가 서비스를 받은 후 우울감이 감소하고, 이 가운데 69.2%는 우울감을 완전 해소했다.
‘중증 우울증’ 환자는 87.5%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이 중 57.1%는 우울감을 완전히 털어냈다.
‘가벼운 수준의 임상적 불면증’을 보인 환자는 76.4%가 서비스 이후 개선 효과를 봤으며, 92.3%는 수면 문제를 완전히 풀어냈다.
입원 초 ‘중증 불면증’을 호소한 환자의 57.1%도 수면 문제 감소 효과를 봤다.
사전 검사 시 자살·자해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환자는 9명이었으며, 이 중 7명은 심리지원 서비스 후, 자살·자해 생각이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성과에 따라 서산의료원의 마음 건강 돌봄 사업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 코로나19 환자 관리 협력 모델’로 선정됐다.
또 서울의료원과 서울시 북부병원, 서남병원, 보라매병원 등 서울시립병원의 코로나19 확진환자 관리 사업 개발 모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완 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충격과 불안, 죄책감, 낙인감 등을 토로하고 있으며, 심한 경우 자살·자해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확진자의 마음건강 챙김을 통해 서산의료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들의 몸과 마음이 치유돼 코로나19를 이겨낸 희망의 증거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산의료원은 완치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추가로 실시, 심신 건강 상태를 재평가해 코로나 환자 후유증상 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