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현수 기자=한때 매각 대상으로까지 꼽혔던 뚜레쥬르가 CJ푸드빌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외식산업 상황이 악화되면서 CJ푸드빌의 매출 부진이 장기화 되는 분위기다. 7월 초, 한국신용평가는 CJ푸드빌의 단기 신용등급을 종전 A3+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의 하락과 조정순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실제로 CJ푸드빌 매출액은 2018년 1조 544억 원에서 2020년 5594억 원으로 급감했다. 연결기준 매출도 2019년 8903억 원에서 지난해 6172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9억 원에서 490억 원으로 늘었다.
외식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빕스와 계절밥상 등 주요 외식사업 브랜드가 매장을 대거 철수한 탓이다.
반면 뚜레쥬르는 '나홀로 호실적'을 일궈내고 있다. 지난해 CJ푸드빌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CJ푸드빌의 호실적 비결은 '배달 서비스'다. 뚜레쥬르의 배달 서비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입점했으며, 배달 전문 샐러드 브랜드 '웨얼스마이샐러드'를 론칭하며 샐러드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현재 뚜레쥬르 대부분의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 중이다. 교촌치킨과의 협업 제품을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밀키스'와 협업을 통해 빵과 케이크, 아이스박스 등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여름을 맞아 '루비 복숭아 케이크', 썬샤인 머스캣 케이크', 식사용 빵 '고소미 브레드' 등을 내놓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교촌치킨과 협업한 '교촌 품은 뚜쥬 고로케'는 3월 출시 1주일만에 20만 개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구독 서비스로 영토를 적극적으로 확장 중이기도 하다. 커피 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때 '과도한 투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해외시장 진출도 순항 중이다. 200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몽골 등 6개국에서 28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법인은 지난 2018년 푸드빌 해외 법인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33개 매장, 인도네시아에서는 4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실 뚜레쥬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각 대상이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과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었다. 파리바게뜨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출점제한까지 묶여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보였다. 하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올해 3월 협상이 결렬됐다.
그 이전에는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등 외식사업을 타 계열사로 넘기고 뚜레쥬르만 남은 상태에서 그마저 매각한 뒤 아예 CJ푸드빌을 매각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CJ푸드빌은 2014년 38억원의 흑자를 낸 후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매각실패 이후 오히려 뚜레쥬르의 매출은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선임된 CJ푸드빌 김찬호 대표는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2019년 상무에서 지난해 부사장 대우로 1년 만에 승진하며 대표 자리에 올랐으며,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쥬르 책임자로 있으면서 인정받은 실력자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CJ푸드빌이 점포수 축소로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올해부터 직영점 축소로 인한 고정비 감소효과가 본격화되면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자산매각 등을 통해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