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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폐막, 다시 유성룡의 "징비 록"을 꺼내든 까..
오피니언

도쿄올림픽 폐막, 다시 유성룡의 "징비 록"을 꺼내든 까닭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1/08/11 08:06 수정 2021.08.11 08:09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보름간의 일정을 마치고 8월 8일밤 폐막을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끝에 치러진 이번 행사에서 우리는 이웃 일본의 저력과 문제점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지요. 일본의 장점은 배우고 단점은 멀리하여 교훈으로 삼았으면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것이 400년 남짓 전,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 : 1542~1607)의 <징비록(懲毖錄)>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징비록>은 유성룡이 임진왜란 때의 상황을 기록한 자료이지요. ‘징비’는 고전 《시경(詩經)》에 나오는 “스스로를 미리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서애가 이 말을 ‘방비를 하지 못하여 전 국토가 불에 타버린 참혹했던 임진왜란의 경험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경계하자’는 뜻에서 책의 제목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이 책은 1599년 2월 집필하기 시작하여 1604년에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필사본 <징비 록>은 조수익이 경상도 관찰사로 재임하고 있을 때, 서애 손자의 요청으로 1647년(인조 25)에 16권 7책으로 간행됐습니다. 임진왜란 이전의 조선과 일본의 관계, 명나라의 지원병 파견 및 조선 수군의 제해권(制海權) 장악 관련 전황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징비 록>에는 또 조정 내의 분열, 임금과 조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과 불신, 무사안일로 일관했던 상당수 관료와 군인들 모습이 그려져 있지요.

그리고 당시 조선의 전쟁준비 소홀과 그로 인해 유발된 참담한 결과를 묘사했습니다. <징비 록>은 1969년 11월 7일 국보 제13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징비 록>에서는 부산 첨사 정발이 지금의 영도인 절영도(絶影島로 사냥을 나갔다가 일본군이 바다를 메우며 몰려오자 부산 성으로 달아난 사실과 일본군이 뒤따라와 성을 함락시킨 것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방행정관이 일본의 공격으로부터 관문인 부산을 방비해야 할 필요성을 조정에 보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던 중앙의 고급관료들이 조선군이 일본군과의 첫 전투인 부산 성 전투에서 참패하고 전멸당한 책임을 지방 행정관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돌아보는 이유는 다가올 미래를 알기 위함입니다. 함석헌 선생은 역사에 대해 “한 사람이 잘못한 것은 모든 사람이 물어야 하고, 한 시대의 실패는 다음 시대가 회복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서애 유성룡의 <징비 록>을 읽어 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오래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책방에서 <징비 록>을 발견한 사실입니다. <징비 록>은 일본에서 이미 1647년 간행돼 ‘에도시대’에 벌써 일본지식인들 사이에 베스트셀러였다고 했습니다. 정작 읽어야 할 사람은 읽지 않고, 경계의 대상인 일본인들이 읽었다는 사실에 저는 아연실색 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왜 임진왜란, 병자호란, 그리고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가요? 역사의 교훈을 잊으면 수모의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징비 록>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나라꼴을 보면 극도로 어려워질 징조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야가 대선에만 몰두해 나라살림에 관심 없고, 죽기 살기로 싸움만 하는 걸 보면 더욱 <징비 록>의 깨우침이 절실히 다가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IOC의 “정치적 목적 안 된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욱일 기(旭日旗)’ 사용의 음모를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도쿄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인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욱일 기 형상’ 구조물이 논란 되었습니다. 올림픽기간에도 한국을 싫어하는 극우 단체들의 폭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길거리에서 한국 상품을 부수거나 한국의 애국인물이 걸린 사진들을 불태웠고. 일본 내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욱일 기 사용을 계기로 일본의 역사왜곡도 계속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일본은 현재도 “우리는 조선에 진출했다”라는 표기로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사실 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근성은 참으로 못돼먹었습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욱일 기 사용야욕을 계속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반한 감정을 극대화시켜 세계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지요.

그러한 행동은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도 사라져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욱일 기’ 디자인 상품 판매를 제한할 법은 없다고 합니다. 독일에서는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3년 이내 금고나 징역 또는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독일의 이러한 사례를 본받아야 합니다. 욱일 기 사용제품을 판매한 기업에 대해서는 그 기업의 재산몰수나 장기간 사업금지라는 강력한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역사를 바르게 알아서 다시는 일본이 우리나라는 물론 어떠한 침략행위를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쿄올림픽 폐막’을 계기로 다시 유성룡의 <징비 록>을 한 번씩 읽고, 다시는 이 나라에서 일본의 부당한 침입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8월 1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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