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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여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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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여인락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8/01/02 14:51 수정 2018.01.03 01:16
▲ 김덕권 칼럼니스트, 전 원불교 문인회장

여인락

연말연시에 어김없이 듣고 쓰는 말이 있습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말이지요. ‘오래된(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라는 이 말은 중국 송나라(1253년) 때 보제(普濟) 선사가 혜명 등 제자들에게 명을 내려 편찬한 불교서적 ‘오등회원(五燈會元)’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석상 종감선사(石霜 宗鑒禪師)의 말씀 중에 ‘송구년(送舊年) 영신세(迎新歲)’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말이 줄어 ‘송구영신’이 됐다고 하네요.

‘새해’라는 말은 무언가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합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무엇을 하겠다든지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거나 각오를 다지는 경우가 많지요. 반면 ‘묵은 해’라는 말에는 힘들고 고단해서 빨리 보내고 싶은 어감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었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일보다는 힘들고 괴로웠던 일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요. 지난해 정유년(丁酉年)에는 무어니 무어니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일이 나라에서는 제일 큰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내년 무술년(戊戌年)에는 아무래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잘 치러 평화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지난 정권에서 쌓이고 쌓인 적폐(積弊)를 청산해 반드시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세우는 일이 제일 큰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우리 [덕화만발]에서는 전 가족이 고통, 실망, 좌절 등을 잊고 새로운 자세와 각오로 새 출발 하며, 모두가 더불어 즐거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큰 것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무술년 한해를 ‘모든 사람과 더불어 즐겁게 지내자’는 뜻의 <여인락(與人樂)>이라는 말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여인락>이라는 말은《맹자(孟子)》<양해왕장구(梁惠王章句)>에 나오는 말입니다.「맹자가 말합니다. “왕이 음악을 지극히 좋아한다면, 제(濟)나라는 아마도 치세(治世)에 가까울 것입니다. 지금의 음악과 옛 음악은 같은 것입니다” 양혜왕이 말합니다.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맹자가 말합니다. “홀로 음악을 연주해서 즐거워하는 것과 사람과 더불어 음악을 연주해 즐거워하는 것은 어느 것이 더 즐겁겠습니까?” 왕이 말합니다. “사람과 더불어 하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曰 : 王之好樂甚, 則齊其庶幾乎. 今之樂猶古之樂也. 曰 : 可得聞與. 曰 : 獨樂樂, 與人樂樂, 孰樂. 曰 : 不若與人)」음악을 듣더라도 혼자 듣는 것보다 함께 감동을 나누며 듣는 것이 낫다는 말이지요.

지금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는데 어느덧 정들었던 한 해가 떠나가고 새해가 솟았습니다. 세월이 빠르다는 말의 의미를 몸소 느끼게 되니 기분이 묘합니다. 한편으로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빠른 세월 속에서도 많은 것을 이룬 것 같습니다. 새 해에는 조금 더 자신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시간을 늘려보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지켜주신 분들을 더욱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시는 것도 좋겠지요.

지난 한해의 목표는 참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모두 이루지는 못하였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지출이 많다는 이유로 포기하거나 미루었습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후회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루게 된 만큼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큰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은 도전부터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하되 순리로 구해야지요. 역리로 구해서는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한해의 시작은 새로운 다짐과 서원을 세우게 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마음을 잡는 것도 중요하며, 지금까지 이어져왔던 소중한 인연들을 더욱 소중히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 인연을 상생의 선연으로 만드는 일은 서로 바라는 바가 없어야 그 인연이 오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아무래도 덕화만발 가족들과 약속한대로 졸문 덕화만발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보낼 수 있었던 일이 제일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째는 <덕화아카데미>를 창립해서 나름대로 김남석 아카데미 원장님을 비롯해서 전 임원들이 일심합력으로 덕화아카데미를 이끌어 주신 일일 것입니다. 세 번째는 특히 덕화아카데미에서 사회의 명사들을 초청하여 세 차례나 초청강연을 성황리에 가진 것이라 하겠습니다.

세상이 시끄럽고 어지럽습니다. 그래도 원불교를 창교(創敎)하신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는 희망의 새해를 다음 과 같이 전망(展望)하신 바가 있습니다.

「근래 어떤 사람들은 이 세상은 말세가 되어 영영 파멸 밖에는 길이 없다고 하나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하노니, 성인의 자취가 끊어진 지 오래고 정의 도덕이 희미해졌으니 말세인 것만은 사실이나, 이 세상은 이 대로 파멸되지는 아니하리라. 돌아오는 세상이야말로 참으로 크게 문명한 도덕 세계일 것이니, 그러므로 지금은 묵은 세상의 끝이요, 새 세상의 처음이 되어, 시대의 앞길을 추측하기가 퍽 어려우나, 오는 세상의 문명을 추측하는 사람이야 어찌 든든하지 아니하며 즐겁지 아니하리오.」

새 해에도 우리에게는 아직도 할 수 있는 도전이 무궁무진합니다. 내년 한해에도 더욱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이루는 한 해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덕화만발 가족들이 마음공부 열심히 하여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 서 가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한 해에도 제 건강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건강을 지킨 결과 그런대로 무사히 넘겼습니다. 그러나 올 해는 어떨지 걱정입니다. 그래도 제가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꿋꿋하게 덕화만발을 쓸 수 있으면 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소망입니다.

바야흐로 묵은 세상과 새 세상이 바뀌려 하고 있습니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이 서는 것이 상도(常道)입니다. 우리 모두 새 몸, 새 사람이 되어 새 세상을 이룩해야 합니다. 희망과 목표가 넘쳤던 2017년처럼, 올 해 2018년도 이웃과 세상과 나라를 위하여 모든 분들과 즐거움을 크게 나누는 <여인락>의 한해가 되시기를 진리 전에 축원 드립니다.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元旦

덕 산 김 덕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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