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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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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칼럼]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21/08/31 22:32 수정 2021.08.31 22:35

사람이 기본적인 매너와 예의가 부족하면 어디를 가든지 사람취급 받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남을 함부로 넘겨짚거나 자신의 잣대로 성급히 결론 짓기 때문이지요. 그런 사람은 좋은 마음으로 행한 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 제멋대로인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의 존중을 받을 수 있겠는지요? 한 중년 여인이 어린 남자아이를 데리고 어느 대기업 건물 앞에 있는 정원의 벤치에 앉아 성난 표정으로 아이를 훈계하는 중이었습니다. 마침 근처에서는 노인분이 정원의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여인이 핸드백에서 화장지를 꺼내더니 코를 확 풀고 노인이 일하는 쪽으로 휙 던졌습니다. 노인은 황당한 표정으로 여인이 있는 쪽을 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여인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심드렁하게 노인을 쳐다봤습니다. 노인은 아무 말 없이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 바구니에 집어넣었습니다.

잠시 후, 여인은 아이 코를 훔친 화장지를 또 던졌고, 노인은 역시 묵묵히 화장지를 주워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노인이 막 관목 손질용 가위를 집어 드는 순간, 세 번째 화장지가 그의 눈앞에 툭 떨어졌습니다. 여인의 무례한 행동이 반복 되는 동안 노인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지요.

그때 여인이 아이에게 나무를 손질하는 노인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너 잘 봤지? 어릴 적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 할아버지처럼 미래가 암울해, 평생 저렇게 고단하게 비천한 일을 하며 살게 돼 알았어?”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손에 잡은 가위를 내려놓고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부인, 이곳은 회사 소유의 정원이라 직원들만 들어 올 수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하죠. 전 이 회사 소속 계열사의 부장이에요. 산하 부서에서 일한다구요....” 그녀는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거만하게 신분증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미안하지만 휴대전화 좀 빌려 주시겠소?”

노인이 그 여자에게 부탁하자 여인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노인에게 휴대전화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여자는 이때다 싶어서 기회를 이용해 아들에게 한 마디 더 덧붙였지요. “저렇게 나이가 들었는데 도 휴대전화 하나 없이 궁색하게 사는 꼴 좀 봐라. 저렇게 않 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해. 알았지?”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노인은 통화를 끝낸 후 ‘고맙다’며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한 남자가 급하게 달려와 노인 앞에 예의를 갖추었습니다. 노인은 그 남자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저 여자를 당장 회사에서 해고시키게!” “예 알겠습니다. 지시하신대로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노인은 아이 쪽으로 걸어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속삭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란다.” 이 짧은 한 마디만 남기고 그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여인은 눈앞에 벌어진 뜻밖의 상황에 너무도 놀랐습니다.

달려온 남자는 그룹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임원이자 그녀와도 잘 아는 사이였습니다. 여인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습니다. “어째서 당신은 저 정원사에게 그렇게 깍듯이 대하는 거죠?” “무슨 소리야? 정원사라니? 저 분은 우리그룹의 회장님이셔!” “뭐라고요? 회장님?” 여인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 여인은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일순간의 실수로 평생직장을 날려버린 것입니다. 지위나 신분을 보고 사람을 존중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에 대한 존중은 삶의 필수조건인 것입니다. 타인을 존중하는 것이 곧 나를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지금 세상에 도덕이 무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왕성한 장년(壯年)의 활동 대부분을 이 도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번 무너진 도덕은 좀처럼 바로 설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펼치는 덕화만발 운동은 우리들이 펼치는 만큼 ‘세상은 맑고 밝고 훈훈해 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평생 권력이나 벼슬에는 별 뜻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원대도(一圓大道)》에 귀의한 후, 원불교 남자교도들 모두가 펼치는 도덕발양(道德發揚) 단체인 원불교 청운회장을 거쳐, 보은동산 회장, 원불교 문인협회장, 통일운동단체인 원불교 모려(慕麗)회장, 사회복지법인 청운보은동산 이사장 등등, 평 교도로 할 수 있는 모든 명예는 거의 누려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 모든 직책을 마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염퇴(恬退)의 미덕을 발휘 했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염퇴’는 명리(名利)에 뜻이 없어서 벼슬을 내놓고 물러난다는 뜻입니다. 특히 도가(道家)의 인물들은 욕심이 담박(淡泊)하고 재색명리(財色名利)에 초연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인은 형상 있는 창고만 채우려 힘쓰지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무형한 진리 세계의 창고를 채우기에 힘쓰면 영생이 복되고 영예로운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직에 나아가는 우리 덕화만발 가족은 모두가 이 ‘염퇴의 미덕’을 발휘하고 무너진 도덕을 바로 세우는데 전력을 다하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9월 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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