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뉴스프리존]박종철 기자= 제천시의회는 6일 임시회 1차 본회의를 통해 '제천비행장 용도폐지 및 소유권이전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정임 제천시의회 의원의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운동에 대하여'란 시정질문에 대한 제천시의 답변 이후 이 건의문이 채택된 것으로 보아 제천시의회도 이번 제천비행장 찾기 범시민운동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 의원의 시정질문 내용은 1. 제천비행장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 2. 군사적 목적 사용지인 제천비행장을 폐쇄하는 이유 3. 국방부와 행정적 절차는 어떻게 할 것인가 4.국방부 소유인 비행장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매입해야 하는가 5.제천비행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면 향후 활용 방안 등이다.
함축해 보면 국방부로부터 용도폐지 후 무상 이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제도적 방법이 있냐는 것과 목적달성 후 비행장의 활용계획 방안이 질문의 핵심 요지다.
이에 대해 제천시(이상천 제천시장 답변)는 "문제인 정권이 들어선 후 2018년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이라는 '국방개혁 2.0을 발표하면서 기존의 '대체비행장 조성' 조건부 이전 입장에서 용도폐쇄 및 지역반환으로 상황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면서 기존의 용도폐쇄 사례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2019년 말 전국의 헬기예비작전기지로 지정된 지역의 비행장 33개소 중 17개소가 폐쇄 또는 용도변경 된 바 있다"면서 "37사단과의 꾸준한 대화와 협의가 진행 중이고 년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천시의 이러한 답변은 올해안으로 국방부로부터 최소한 '용도폐지'결정을 받아 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는 그 근거로 헬기예비작전지구 33개 지구 중 제천비행장이 빠져있었던 것을 년말 2차심의에서 제천비행장을 '용도폐쇄'비행장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복안을 제시했다.
물론 국방부가 국방개혁 2.0의 개혁안에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계획에 따라 기존의 헬기예비작전기지 33개 기지 중 17개 기지를 폐지 또는 용도폐쇄한 사례는 있다.
하지만 제천시는 이 답변을 내 놓으면서 중요한 핵심 내용을 누락한 부분이 있다. 17개 비행장의 폐쇄 및 용도폐쇄 사례는 헬기예비작전기지의 운용 개념상 '불필요한 기지'로 분류된 비행장으로 '필수확보기지'인 제천비행장과는 그 개념 자체가 다른 비행장이다.
#헬기예비작전기지의 폐쇄,용도폐쇄 등의 근거 및 사례에 대하여
국방부는 2010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안한 '육군 헬기예비작전기지의 관리실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법률적 근거없는 헬기예비작전기지에 군사시설보호구역 및 비행안전구역을 적용하여 지역개발을 가로막고 국민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적법한 설치 근거의 제정이 필요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제안에 따른 조치다.
국방부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2010년 3월 1일부터 '실태조사 계획수립 및 기초조사'를 시작으로 2010년 4월~8월까지 '관리실태 현장 방문조사 및 지자체 의견수렴' 2010년 9월 '개선방안연구 및 검토' 2010년 10월 '관련부처(합동참모부)의견수렴 및 협의'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육군 헬기예비작전기지의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전국 35개 헬기예비작전기지 현장을 전수조사 하는 한편 지자체 및 지역주민을 방문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료수집 및 분석을 거쳐 관련법령 개정, 대체지 이전 및 기지폐쇄 등의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국방부가 조사한 헬기예비작전기지는 전국 18개 지역에 35개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충북은 제천비행장(G-605)이 유일하다.
헬기예비작전기지 중 필수확보기지 및 확보기지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변장애물로 사용제한이 예상되는 기지 7곳, 용도를 전환하여 사용하는 기지 3곳, 도시개발예정으로 사용제한이 예상되는 기지 6곳(제천비행장[G-605] 포함), 무단점유사용기지 3곳, 관리소홀기지 3곳, 기타 3곳 등 모두 24개 기지다.
이 전수조사를 토대로 국방부가 내놓은 개선방안은 '비행안전영향평가 기준과 절차 수립'을 통해 헬기예비작전기지를 '필수확보기지'와 '불필요한 기지'로 구분해 활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필수확보기지'는 군사작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기지이고, '불필요한 기지'는 사용이 불가한 기지, 용도전환기지, 폐쇄 또는 매각이 필요한 기지로 구분된다.
즉, 필수확보기지는 사용가능기지와 사용제한기지로 구분하여 사용가능필수확보기지는 계속사용(존치)을 원칙으로 하고, 기능이 상실 필수 확보기지(사용제한기지)는 대체지 이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제천시가 국방개혁 2.0 제도를 근거로 제시한 헬기예비작전기지 33곳 중 폐지 또는 용도폐지 된 17곳은 '불필요한기지'로 구분된 기지들이다.
하지만 제천비행장(G-605)은 '필수확보기지'로 분류돼 '폐쇄' 또는 '용도폐쇄'가 불가능한 기지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방부 지침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용도폐쇄가 불가능한 기지로 봐야 한다.
# 제천비행장을 '용도폐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앞서 본바와 같이 국방부의 방침에 따르면 제천비행장은 원칙적으로 '폐쇄' 또는 '용도폐쇄'가 불가한 비행장이다. 현행 제도하에서의 유일한 방법은 '대체지 이전'밖에 길이 없다.
제천시는 년말 열리는 2차심의위원회에 제천비행장의 '용도폐쇄'를 건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제천시의 계획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제천비행장을 필수확보기지에서 '불필요한기지'로 전환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용도전환'이나 '폐쇄/매각'의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관계법령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제2조'에 따르면 헬기예비작전기지를 '전·평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시 항공작전기지'로 정의하고 있고, 합참 '항공작전 시설물관리 지침서'에는 헬기예비작전기지를 예비항공작전기지에 포함시키고 있어 관계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또한 현재 합참과 국방부가 전시 중요한 항공물류수송기지로 판단하고 있는 '필수확보기지'인 제천비행장을 '불필요한기지'로 선뜻 전환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난해한 문제도 있다.
결국 이러한 현행법과 합참과 국방부의 방위지침을 모두 해결해야만 가능한 상황에서 '제천비행장 용도폐쇄를 단기간에 이끌어 낸다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국방부가 '헬기예비작전기지 개선방안'을 도출해 내고 가능한 지구에 대해 '용도폐쇄'등의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계획수립, 전수조사 등의 절차만 8개월 이상이 걸렸고 시행단계까지는 10여년 가까이 걸린 점에 비춰볼 때 행정적 절차의 진행이 미흡한 상태에서 '시민운동'으로 문제를 풀어보겠다는 것은 시행착오로 비춰질 수 있다.
따라서 제천시는 먼저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자발적인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청사진을 내놓는 것이 목적달성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참고로 영월주민들은 권익위원회에 '영월헬기예비작전기지는 일년에 한 두 차례 훈련시 사용할 뿐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시설이므로 영월시가지의 균형된 발전을 위해 기지를 외곽지역으로 이전해 달라는 고충민원을 제기하여 2010년 4월 30일 권익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주민들과 현장합의를 통해 향후 기지를 이전하는 것으로 합의를 도출해 낸 사례가 있다. 영월헬기예비작전기지는 제천비행장과 같은'필수확보지'로 분류된 기지다.
#제천시의 비행장찾기 행정노력과 복안은?
제천시는 '1992년도부터 현재까지 30여년간 지속적으로 제천비행장 이전 및 폐쇄 문제를 논의해 왔다'면서 '비행장찾기범시민추진위원회도 그 연속의 일환이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국방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육군헬기예비작전기지 실태조사'시 제천비행장을 현장 실사하고 사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제천시가 어떤 제안을 했고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부터 밝혀야 그 설명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천시와 '범추위'가 추진하는 '제천비행장 찾기 운동'에 많은 시민들이 외면하고 반대하는 이유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이 운동의 목적과 추진배경, 그리고 향후 활용방안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없다는 점인 바, 이는 제천시가 그동안 시민들에게 이해와 설득 나아가 행정적으로 어떤 절차를 진행해 왔는지부터 인식시켜야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를 온전히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반대하는 시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시정질문에 대해 제천시는 "찬성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반대하는 사람을 어떻게 설득하겠느냐. 그냥 가는 것이다"는 식의 답변은 제천시가 추진하는 '비행장찾기범시민운동'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일방통행식 운동으로 보여질 수 있다.
많은 시민들이 '행정적 절차'의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제천비행장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꾸준하게 행정적인 절차를 통해 국방부 등 관계부처의 문을 두드려야 하고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목적과 계획을 수립한 후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천시가 현재 벌이고 있는 '제천비행장찾기범시민운동'과 '서명운동'은 이러한 절차와 합의를 무시한 '급조한 행정'이다"고 하는 이유다.
'용도폐쇄'든 '무상양여'든 제천시와 범추위는 먼저 행정적인 절차를 철저히 검토하고 제천시민들의 공감대를 한데 모으는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