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에 특혜를 받는 대가로 박범훈(67·구속)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연합통신넷=심종완기자] 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 앞에 섰다. 박 전 회장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교육부에 중앙대 특혜를 주도록 외압을 행사토록 지시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008년 두산그룹이 중앙대재단을 인수할 당시 전 과정에 개입했고, 이후 재단 이사장을 맡아 운영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중앙대 본·분교 통합 사업을 추진 중이던 지난 2011년께 박 전 수석이 교육부에 외압을 행사한 대가로 박 전 수석의 부인에게 정기 임대분양이 시작되기도 전에 두산타워 상가 임차권(전세권)을 얻을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전 수석 측은 이 특혜 분양으로 수천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이 두산 계열사를 통해 박 전 수석이 실소유주인 중앙국악예술협회와 뭇소리재단에 후원금 형식으로 10억여원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밖에 검찰은 우리은행이 주거래은행 계약을 연장하면서 학교 측에 낸 100억원가량의 기부금이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재단)로 처리되는 과정에 박 전 회장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이날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박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립학교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모두 6개 혐의로 구속했다.
한편 스승의 날인 오늘(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은 검찰 청사 앞에서 학생들로부터 뜻밖의 카네이션선물을 받았다. 그러던중 취재진들과 뒤엉키면서 꽃이 떨어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앙대 남녀 학생 2명은 "박용성 이사장님, 사랑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취재진들 사이에서 박용성 전 회장의 검찰 출석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