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터지면서, 정작 재정착을 준비한 원주민들은 '지적확정' 지연으로 건축 시행도 들어가지 못하고 난처한 상황에 놓여 정부와 지자체가 신속히 구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성남시 분당구갑)에 따르면, 성남대장 도시개발사업 이주자택지 공급계약을 마친 주민들이 해당 토지에 대한 지적공부 작업이 완료가 안 돼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유권 미등기로 인해 주택 건축을 위한 원주민들의 추가 대출도 막힌 상황이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지적공부가 확정·시행돼야 사업지구 내 환지 등에 따른 소유권 등기절차를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대장동 주민들의 경우, 잔금까지 치르고 토지 소유를 했어도 지적 확정 지연으로 건축(단독주택)을 위한 후속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용지매매계약 제6조에 따르면 매매대금 완납 후에는 용지의 소유권을 이전하고, 소유권이전 등기비용은 주민이 부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소유권이전 절차가 지연될 경우, 원주민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규정을 넣는 등 불합리한 계약조항으로 주민 피해가 극심해졌다.
또 다른 문제는 시행사인 성남의 뜰이 원주민들과 이주자택지 용지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잔금 지급 후 6개월 이내에 자신의 명의로 토지소유권등기 및 건축을 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토지취득세 상당액(생활기본시설설치비 차감 금액 기준)을 지원한다’는 특약조건을 넣었는데, 토지 미등기는 물론 건축행위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취득세 감면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토지면적 239㎡기준 취득세가 약 3,460만원(차감액 약 845만원)에 달하는데, 이런 감면 지원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실질적 업무를 담당한 화천대유에서는 그동안 10월말까지 이전 등기가 완료될 것으로 설명해 왔다. 그러나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면서 담당자(제보에 따르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이 담당)들이 줄 퇴사하는 등 소유권이전 등기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은혜 의원은 “수천 억 원대의 특혜를 입고 홀연히 사라진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들과는 달리, 재정착을 꿈꾼 원주민들은 정작 건축 시행도 들어가지 못하고 속앓이 중이다”라면서, “초유의 국민 사기극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는 원주민 소유권 이전 등을 위해 필수적인 지적측량 단계부터 재점검하고 등기절차 추진 등 신속히 구제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