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최문봉 기자 =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연명의료결정법’이 지난 2017년 8월 시행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존엄한 죽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명의료결정제도'를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해 현장에서 혼선을 빚고 있어 이에 대한 보건당국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국회의원(민주당, 서울송파구병)이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연명의료결정제도 추진 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수는 누적 104만 건, 실제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이행 17만 7천 건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드러났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자수는 2019년 말 53만 2,667건에서 올해 9월 말 104만 4,499건으로 96.1% 증가하였다. 실제로 존엄한 죽음을 결정한 누적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 이행의 경우도 2019년 말 8만 3건에서 올해 9월 말 17만 7,326건으로 12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 의원은 “연명의료결정법 제9조는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적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을 두도록 규정하고 국가생명윤리정책원에 연명의료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연명의료관리센터 인력이 총 17명 중 연명의료결정제도 관련 전문 인력은 간호사 3명, 사회복지사 2명에 불과하며 의사가 1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남 의원은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에 대한 연명의료결정제도 교육과 홍보를 내실화하려면 연명의료관리센터장은 가능하면 의사 우대로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담당의사는 환자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확인한 뜻과 최선의 이익을 보장히니 유보•중단, 구체적인 연명의료결정 이행항목을 가족과 논의해 결정하는데, 현장에서는 연명의료를 중단해야 하는 시기와 상태, 회생가능성에 대한 인식, 연명의료라고 생각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인식 차이 등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의 뜻과 제도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의료인 교육과 홍보가 내실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하지만 의사와 간호사 등 교육 현황을 보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라면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한 연명의료결정제도 교육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 제14조는 연명의료중단등결정 및 그 이행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려는 의료기관은 윤리위원회를 설치하여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의료기관 윤리위원회는 연명의료중단등결정 및 그 이행에 관하여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이 요청한 사항을 심의하고, 연명의료중단등 결정 관련 상담, 의료인에 대한 의료윤리교육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윤리위원회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9월말 현재 등록률이 대상기관 3,239개소 중 등록기관은 9.4%인 304개소에 불과하다. 또 병원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은 100%인데 반해 종합병원은 53.6%, 병원은 1.5%, 요양병원은 4.6%에 불과한 실정이다.
남 의원은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과 공공병원, 300병상 이상 병원에 대해 의료기관 윤리위원회 설치를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