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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아이들에 보낸 엄마 아빠의 눈물 편지..
사회

별이 된 아이들에 보낸 엄마 아빠의 눈물 편지

이명현 인턴(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기자 입력 2015/05/16 10:06

별 모양 메모지에 적힌 사연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유족들이 추모 사진전‘아이들의 방’이 열리고 있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전시관에 직접 써 붙인,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이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아!’

‘미치도록 보고 싶구나!!’

‘엄마 꿈에 좀 나와 기지배야!’

 

별이 된 아이들에 보낸 엄마 아빠의 눈물 편지


아이들은 수학여행을 떠났을 뿐이다. ‘금요일에 돌아오겠다’던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별이 되었다. 왜 그리 됐는지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우리 딸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던 엄마의 소원은 1년째 한결 같다. 무능한 정부와 인정머리 없는 청와대 또한 전혀 변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힘들고 지쳤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 별 모양 메모지에 편지를 적는 사이 또 눈물이 솟는다. 1년이라는 짧은 세월에 그 고통이 사그라졌을 리 만무하다.설마, 믿기지 않는 광경 앞에서도 한 가닥 희망만은 놓지 않았다. 슬픔과 분노를 억누르고 마지막까지 희망만 얘기하려 애썼다. 그 희망은 어느새 노란 리본이 되어 거리에 나부끼기 시작했다. 모두가 하나되어 염원하던 실종자 무사귀환은 날이 갈수록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바뀌어 갔다. 그리고 노란 리본은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과 다짐의 상징이 되었다.


노란리본은 '잊지 말자'의 상징

 


그러나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하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은 끝내 그 리본을 달지 않았다. 진상규명 문제는 지루한 정쟁으로 변질 되었고 일부 보수단체는 노란 리본을 지긋지긋한 증오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족들의 고통 앞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리본을 가슴에서 떼지 않았고, 우리 정부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학생들의 노란 리본 달기를 제지하려 들었다.

 

답답한 세월이 흐르고, 먹고 사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사이 노란 리본은 점차 사라져갔다. 광장의 분양소는 하나 둘 철거되고 거리에 매달린 약속과 다짐의 상징들은 차곡차곡 박스에 담겼다. 안산 세월호 기억저장소에는 전국에서 모인 노란 리본과 소원지, 종이배 약 100만여 개(라면박스 400개 분량)가 희생자의 유품과 함께 보관 중이다. 서울시도 서울광장과 청계천 등에서 수집된 노란 리본 약 15만개를 문서고에 보관하고 있다.

 


안산 세월호 기억저장소와 서울시청 등지에서 보관


노란 개나리 피는 4월이 다시 찾아왔다. 황망한 슬픔과 안타까움, 잊지 말자던 1년 전의 다짐을 박스에서 다시 꺼냈다. 별 편지에 담긴 엄마 아빠의 눈물을 리본으로 묶어 꽃다발을 만들었다. 그 동안 기다려줘서 고맙다며, 왜 그렇게 됐는지 반드시 알아낼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별이 된 아이들에게 꽃다발을 건넨다.

‘끝까지 싸울게’ ‘힘들게 싸우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 힘을 다오…’


304명. 이름을 부르는 데만 16분이 걸렸다. 304명의 시민들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의 이름을 나지막이, 천천히 불렀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날 이후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래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시민 304명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 304개의 이름은, 전부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다.


그렇게 호명된 '국민 304명'의 1주기였던 4월을 지나 이제 5월이 왔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없다. 아직도 유족들은 '내 자식 죽은 이유를 알려 달라'며 길바닥에 있고, 그들이 '쓰레기 시행령'이라고 부르던 특별법 시행령은 유족들의 반대 속에 통과돼 공표를 앞두고 있다. 자식들의 기일에 거리로 나선 유족을 향해 "이제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라"고 막말을 내뱉던 경찰은 추모집회 주최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표적 수사에 돌입했다. 그러는 사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생일, 어버이날이었다.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외치며 출범한 정부가 여론 분열을 이용해 유족들을 고립시키는 동안에도, 세월호 참사를 '나의 이야기'로 기억하고 여전히 아픔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프레시안> 세월호 참사 1주기 특별기획 '고잔동에서 온 편지' 마지막 편은, 이들이 '고잔동에 보내는 편지'다.

'세월호 모두의 이야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활동가 6명을 만나 영상 제작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었다. 인터뷰는 좌담 형식으로 지난달 20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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