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강승호 기자 = 여수시의회가 지난 4월 본청사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를 하기로 가결한 이후 5개월 만에 여론조사를 추진하기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합동 여론조사와 관련해 사회단체 등에서 “의회에서 시간끌기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합동 여론조사 추진 동의 결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지 5개월이 지나서 그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여수시민들의 대의기관인 의회에서 가결된 사항을 스스로 번복했기 때문이다. 전체 본회의에서 의원 15명이 찬성해 의결한 사항을 8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에서 거부해 의회 자체 회의규칙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6월부터 여수시주민자치협의회, 청사통합추진범시민대책회의 등 사회단체들의 합동 여론조사 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서가 잇따랐고, 7월에는 대한노인회 여수시지회가 시의회 정문에서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또 이들 자생단체는 지난 8월부터 본청사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 조기 실시를 촉구 하는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3만여 명의 시민들로부터 여론조사 조기 실시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왔다.
시의회가 본회의에서 의결된 결의안에 따라 여론조사를 즉시 실시해야 함에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상임위원회에서 무력화시키자 시의회에 청원을 제출해 시민의 뜻을 전달하고 여론조사를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시민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여론조사 촉구 범시민운동을 전개하면서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여론조사 반대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도 추진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시의회의 합동 여론조사 미 추진 결정은 여수시청사 문제를 빨리 매듭짓기를 기대하던 여수시의회 내부와 각계 사회단체 그리고 여수시민을 무시한 행태이며 앞으로 논란과 비판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문수동 주민 A씨는 “의회 본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몇 명 안 되는 상임위에서 뒤집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고 지방자치를 무력화 시키는 처사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서 “시민의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시청사는 건립된 지 40여 년으로 3여 통합 이후 23년이 지났지만 지역갈등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여전히 통합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8개로 분산된 청사는 시민의 불편과 행정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 4월 27일 여수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6명 중 15명의 찬성으로 ‘본청사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 추진 동의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여수시와 시의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여론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수시는 본 청사 별관 증축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5월 28일 ‘합동 여론조사 협의(안)’을 여수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는 그동안 본 청사 별관 증축 관련 예산(안)과 공유재산관리계획을 계속 반대하며 ‘보류’로만 일관하던 기획행정위원회에 또 다시 합동 여론조사 추진을 맡기면서 5개월간 소극적으로 대처해 오다, 지난 8일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여수시와 어떠한 형태의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통합청사 관련 전체 의원의 의견을 모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민의견을 물을 수 있는 ‘합동 여론조사’가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