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해가 되었으니 ‘긍정’에 대해 이야기 해본다. 긍정의 영역에서는 흔히 두 가지 현상을 들 수 있다.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 좋은 기회가 내게 찾아 왔을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우연의 일치로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다.
전문용어로 전자를 ‘세런디피티’(Serendipity)라 하며 후자를 ‘싱크로니시티’(Synchronicity)라 한다. 이러한 현상은 과학적이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바로 긍정의 힘이 발현한 결과다. 이것을 하나의 개념으로 쉽게 표현한다면 ‘마인드 파워’다.
여기에서 세런디피티를 좀 더 살펴보자. 세런딥(스리랑카의 옛 이름)의 《세 왕자》라는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 이야기다. 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우연히 지혜롭게 발견하는 모습을 보면서 18세기 영국 작가 호레이스 월폴이 처음 이 말을 사용했다.
앞서 말했지만 세런디피티는 ‘예기치 않은 행운’, ‘우연을 가장한 행운’, ‘예기치 않게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는 능력’을 가리킬 때 쓰인다. 그래서 세런디피는 긍정이면서 행복이다.
이 말은 경영 분야에서도 부각됐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에 기업과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는 세렌디피티가 중요하다”고 했고,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들게 된 것은 세렌디피티 때문이었다”라 언급했다. 또한 세르게이 브린도 “구글의 성공요인은 세렌디피티였다”고 실토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의 영어 ‘happiness'의 접두어 ’hap'은 '우연‘이나 ’운‘이라는 뜻이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행복은 ’신에게서 주어지는 행운‘이라는 의미가 강해 세런디피티와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세런디피티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흔한 비유로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듯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기회는 내가 생각의 문을 열어두고 있어야 굴러들어오게 된다. 거기에 바라는 것을 매일 규칙적으로 마음에 담아두고 생각으로 다지고 다져야 된다. 그러면 천 개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행운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와 관련한 예화다.
대학을 가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던 시골의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러나 집안 형편으로 도저히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대학에 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수업을 듣고, 교정을 거닐며, 배우고 싶은 모든 것을 배우는 자기의 모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마음속으로 그렸다. 비록 그 당시에는 대학에 간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반이던 어느 날, 우편물을 가지러 갔다가 자기 앞으로 온 우편물 하나를 보았다. 우체국 소인이 없는 것을 보니 누군가 직접 배달한 것이 틀림없었다. 우편물 속에는 메모도 없이 정확히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에 해당하는 돈이 들어 있었다. 그 학생은 그 돈으로 그렇게도 원하던 대학 진학의 소원을 풀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 돈을 누가 보냈는지는 그 후로도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세런디피티를 체험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지도 않은 기회는 불가사의한 신비의 영역이다. 어찌 인간적으로 설명을 할 것이며 인과관계를 따져볼 수 있을까? 하지만 긍정의 세계에서는 인과관계가 분명이 있다. 그것은 그 행운의 주인공에게 내재된 마인드파워다.
한편 싱크로니시티란 일종의 의미가 있는 우연의 일치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설명하는 원리다. 개별적인 인과관계를 가지는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치자. 이 둘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도 없지만 실제로는 우연하게 동시에 두 사건이 일어나게 된 현상을 의미 한다. 공시성(共時性)과 같은 심리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자 칼 융이 제창한 의사과학적 개념이다. 농구용어 중에 ‘버저비터’(Buzzer beater)라는 게 있다. 종료골 혹은 종료 득점이라고 한다. 경기종료를 알리는 버저소리와 함께 성공된 골을 일컫는다. 한 마디로 역전의 묘미가 있는 골이다.
미국 NBA 스타 마이클 조던이나 매직 존슨이 바로 이 버저비터의 귀재였다. 버저가 울리는 순간 볼이 슛하는 선수의 손을 떠나 있어야 유효한 슛으로 인정되는 버저비터의 기적은 분명 싱크로니시티다. 하지만 그것은 수천, 수만 번의 피땀 어린 연습을 통해 이루어지는 결과다. 그런 오랜 연습을 통해 다져진 내공 곧 긍정의 힘이 작용한 것이다.
여기에서 무조건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긍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합리적인 접근방식을 우선시하는 시스템적 사고로 꾸준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이 열정을 쏟은 결과로 얻어지는 열매는 그것이 크던 작던 가장 소중한 것으로 감사해야 한다. 그래서 긍정은 자신이 쏟는 합리적 열정과 진력의 결과에 대한 수용과 감사한 자세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긍정의 힘을 얻으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결실을 적당한 시기에 가져다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긍정의 힘은 모든 것을 긍정으로만 바라보는 것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때로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여건에서 가장 긍정적인 힘이 발휘될 때도 있다. 말하자면 ‘부정적 생각의 긍정의 힘’(The Positive Power of Negative Thinking)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을 비관적인 생각이나 염세적인 생각과는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부정적인 생각은 때로는 마음을 비우는 훈련이 되기도 하며, 남을 이해해 주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는 생산적인 면이 있다. 그리고는 그 다음에 긍정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마음을 다잡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 반면에 비관적인 생각이나 염세적인 생각은 마음과 생각을 완전히 버려버리는 것이다. 스스로가 세상을 오로지 암담하고 괴로운 것으로 여겨 싫어하고 회피하는 파괴적인 면이 있다. 그리고는 더 이상의 바라는 바를 이루려고 하는 것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모두가 긍정의 생각 곧 마인드 파워를 체화하도록 해보자. 그러면 세런디피티나 싱크로니시티는 성공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에서 모두가 체험할 수 있는 축복인 것이다.
■ 이인권 논설위원장 / 커리어 컨설턴트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지냈다.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4권을 저술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우수 모범 예술 거버넌스 지식경영을 통한 최다 보임으로 대한민국 최초 공식기록을 인증 받은 예술경영가이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베스트퍼스널브랜드 인증, 2017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성공학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